4대 시중은행, 중장기 유동성 1개 분기 만에 ‘악화’ 이유는

시간 입력 2025-09-09 13:00:00 시간 수정 2025-09-09 09: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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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중장기 유동성 지표 110.97%…전분기比 1.43%p↓
하나은행, 순안정자금조달비율 106.66%…2.90%포인트 ‘뚝’

주요 시중은행의 중장기 유동성 지표가 직전 분기 대비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말 자산과 부채의 구조 조정 영향에 따라 해당 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평군 110.97%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112.40%)보다 1.43%p(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은 금융기관의 중장기 유동성 지표로, 1년 내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를 충족할 수 있는 장기 안정적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은행이 영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을 많이 확보할수록 해당 수치는 높게 나타난다.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은 향후 1년 이내 이탈 가능성이 낮은 안정자금가용금액(ASF)을 향후 1년 내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규모인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RSF)으로 나눠 계산한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함께 유동성 규제 핵심안 중 하나로, 금융당국은 국내은행에 대해 100% 이상의 비율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은 모두 권고치인 100%를 넘어서는 유동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1개 분기 만에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하나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이 106.66%로, 직전 분기(109.56%)보다 2.90%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직전 분기 대비 안정자금가용금액이 원화 양도성예금증서(CD) 3조9000억원 감소 등에 따라 2조2000억원 줄었고,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은 원화 대출채권 증가(+6조2000억원) 등에 따라 5조1000억원 가량 증가해 전 분기 대비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순안정자금조달비율과 관련된 유동성 정책 및 자금조달 구조 변경 내용 규제비율 준수를 위해 내부관리비율을 105% 이상으로 설정하여 관리 중”이라며 “지속적인 비율 관리를 위해 소매중소 예수금 증대 및 장기조달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뒤를 이어 △KB국민은행 113.83%(직전 분기 대비 1.42%포인트 하락) △우리은행 112.47%(0.93%포인트 하락) △신한은행 110.92%(0.47%포인트 하락) 등 일제히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시중은행의 중장기 자금조달 여력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이 1.98%포인트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신한은행(0.92%포인트 하락), 하나은행(0.20%포인트 하락) 순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4대 은행 가운데서는 우리은행의 중장기 유동성비율이 1년새 0.58%포인트 가량 상승하며 주요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자금조달 여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이 110%대까지 떨어진 것은 2023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시중은행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최근 몇 년간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2022년에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조달환경까지 악화하며 4대 은행의 NSFR 평균이 3분기 106.77%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4대 은행은 유동성 지표 개선에 힘을 쏟으며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을 114%대까지 끌어올렸다.

고점을 기록한 이후 시중은행의 중장기 유동성 지표는 △2024년 2분기 111.60% △3분기 112.76% △4분기 113.29%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 112.40%로 줄어들더니 올 2월에는 110.97%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은행들의 중장기 유동성 지표가 쪼그라든 데는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 규모가 큰 폭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을 풀이된다. 업계 전반적으로 향후 1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안정자금가용금액은 줄었으나, 유출 가능성이 큰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은 1분기 만에 9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먼저 4대 은행의 안정자금가용금액은 총 1268조8835억원으로, 직전 분기(1274조5886억원)보다 5조7051억원(0.4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의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은 9조3171억원(0.82%) 증가한 1142조397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분기 말 단면의 운용·회계 시점효과와 자산·부채 구조 조정이 반영된 결과, 시중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별 사정은 상이하며, 국내 주요 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은 규제기준(100%)을 상회하며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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