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 총파업 앞두고 배경·의의 설명
저출생·경력단절 구조 타개…돌봄 부담 해소 해법 제시
“주 5일제 이끈 금융노조, 또다시 선도할 것”

8일 서울 중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투쟁상황실에서 열린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에서 노조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단순히 금요일 오후에 놀자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지방 소멸과 저출생 등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로서 주 4.5일제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분명히 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26일 총파업을 예고하며 ‘주 4.5일제’ 도입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이 아닌, 장시간 노동 구조와 저출생·돌봄 공백·지역소멸이라는 복합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개혁안이라는 설명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전날 서울 중구 투쟁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파업 돌입 배경과 핵심안건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2002년 주 5일제를 사회에 정착시켰던 경험처럼, 이번에도 금융산업이 제도 전환의 선봉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4대 시중은행 금융노동자의 62%가 여성이고, 이들 다수가 감정노동의 전선에서 번아웃과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이 저출생과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구조를 끊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주요 7개 은행의 출생아 수는 최근 10년 새 64% 감소해 대한민국 합계출산율 하락률(47%)보다 더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노조는 “출산과 육아를 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떤 정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태희 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주말은 쉼이 아닌 또 다른 전쟁”이라며 “노동시간 단축은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고, 아이와의 시간을 늘려줄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저출생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가 주 4.5일제를 의제화한 데는 지난 6월 대선 공약의 영향도 크다. 당시 유력 후보 대부분이 ‘노동시간 단축’을 언급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이후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주 4.5일제를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금융노조는 이러한 정치적 흐름을 말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시기로 판단하고, 제도화의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금융이 먼저 길을 열면 앞으로 10년 내 전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주 5일제 역시 그렇게 시작됐고, 전국화까지 9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고연봉자 이기주의’라는 비판에 대해 금융노조는 “사회적 책임을 먼저 실천해온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여성차별적 여행원 제도 폐지, 금융산업공익재단 설립 등 한국 사회의 노동권과 성평등, 연대를 확대해온 주체가 바로 금융노조”라며 “이번에도 제도 도입 이후의 확산과 정착까지 책임 있게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산업은 서비스 연속성과 사회적 파급력을 모두 갖춘 산업으로 주 4.5일제의 시범 도입지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최호걸 금융노조 사무총장도 “금융은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영업시간 단축 시행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저하 없이 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노사 자율 합의만으로도 충분히 주 4.5일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귀분석방식을 통해 금융노조 출생아 수를 추정했을 때 오는 2030년 금융권 사업장 내 출생아 수가 사실상 0에 근접하고, 대한민국 전체 출생아 수도 10만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지난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98%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오는 16일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26일에는 모든 조합원이 세종대로에 집결하는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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