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1년 새 영업점 126곳 축소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 오프라인 존재감 약화
고령층·농어촌 금융 접근성 저하 우려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을 앞세워 외형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년간 인력과 점포 모두 줄어들면서 영업망 최적화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면서 구조조정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국내 임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5만3794명으로 전년 동기(5만5066명) 대비 1272명(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영업점 수는 2817곳에서 2691곳으로 126곳(4.5%) 줄었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점포 감축과 함께 인력도 줄이는 등 강도 높은 효율화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만2540명으로 532명(4.1%) 줄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1만5300명으로 473명(3.0%) 줄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180명(1.3%), 87명(–0.7%) 줄어든 1만4038명, 1만1916명으로 집계됐다.
영업점은 신한은행이 715곳에서 652곳으로 63곳(8.8%) 줄이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44곳(6.3%) 줄어든 659곳, KB국민은행은 26곳(3.3%) 감소한 773곳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600곳에서 607곳으로 7곳(1.2%)을 늘렸다.
외형 축소의 핵심 배경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바일·인터넷뱅킹이 금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오프라인 창구의 필요성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은행들은 이에 따라 고정비용 절감 차원에서 점포와 인력을 줄이며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을 택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입출금거래에서 대면거래 비중은 2021년 1분기 6.5%에서 올해 1분기 4.2%로 2.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인터넷뱅킹 비중은 70.2%에서 84.7%로 14.5%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점포 축소의 여파는 금융 취약계층에 직접적으로 미치고 있다. 고령층과 농어촌 거주자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창구 의존도가 높아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은행 영업점 한 곳에 여러 지역의 이용자가 몰려 한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시니어 전용 점포, 이동형 점포, 복수 은행이 함께 운영하는 공동점포, 운영 시간을 늘린 특화 점포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의 영업점 축소와 금융 접근성: 서울 자치구별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은행 영업점 축소는 지역별 격차 확대와 고령 인구집단의 금융 접근성 약화를 야기한다”며 “지역의 자산·자본 규모만 고려할 게 아니라 금융 접근성의 격차를 고려한 영업점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향후에도 공동 점포 확대와 비대면 상담 고도화를 통해 점포 축소의 공백을 메우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역시 우체국에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은행 대리업’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디지털 금융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취약계층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인력·점포 축소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비용 절감과 디지털 전략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은 만큼, 오프라인 영업망은 앞으로도 압축될 전망이다. 은행권이 사회적 책임과 수익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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