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금융위 존폐 공방에 오전 청문회 파행
가계부채·금융사고·퇴직연금 등 현안 도마 위
스테이블코인·사모펀드 규제까지 정책 검증 확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한 가운데 이 후보자가 자리에 앉아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시작부터 여야 간 충돌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이 다가올 본회의에서 금융위원회 해체를 포함한 경제부처 개편안을 처리하려 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민의힘은 “존립이 불확실한 조직의 수장을 검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힘 “해체 앞두고 무의미한 청문회” vs 민주 “본회의 처리 방침 아냐”
야당은 청문회 자체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를 해체하고 기획재정부로 정책 기능을 이관하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에 대한 당정 협의를 했다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며 “이 후보자가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아니라 건물 철거반장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 역시 “열흘짜리 금융위원장을 뽑으려고 청문회를 하는 건지 명확히 해 달라”고 지적했으며, 김상훈 의원도 “기재부로 편입될 조직의 수장을 놓고 인사청문회를 한다는 건 코미디”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본회의 처리 방침을 정한 사실이 없다”며 “단순히 조직 개편 방안을 논의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의원 역시 “금융위 개편은 야당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의문되는 부분을 질문하고 후보자 소견을 듣는 절차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만 의원도 “정부 측에서 분명히 야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여야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며 개회 10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속개된 청문회에서도 금융위 폐지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됐다.
이 후보자는 조직 개편 여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는 상황에서 가정에 근거해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재경부 장관 기용설과 관련해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사모펀드 등 핵심 쟁점 도마 위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는 정책 현안에 대한 질의가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의원들은 가계부채, 금융사고, 퇴직연금, 사모펀드 규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 현안 전반을 놓고 후보자의 견해를 따져 물었다.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해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0%를 웃도는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 요인이 여전하다”며 “단순한 양적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양적·질적 관리를 동시에 세밀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총량은 점진적으로 줄이는 한편, 고위험 차주에 대해서는 서민금융을 통한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금융사고 재발 방지 대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 8월 중순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만 952억원 규모의 사고가 발생한 데다, 새마을금고에서 단일 사건 기준 사상 최대인 1700억원대 부당 대출이 드러나면서 감독 사각지대 문제가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책무구조도를 통해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상호금융기관 감독 일원화 필요성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저수익률 문제도 쟁점이 됐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5년간 국민연금 수익률이 7%대인데 퇴직연금은 2%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안정성을 강조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수익률이 낮다”며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은 여러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제로 지속해서 살펴나가겠다”고 답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 후보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함께 달러 기반 코인의 규제 체계 마련도 필요하다”며 “금융 시장 불안에 대비해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체거래소 출범과 관련해선 “투자자 편의성과 복수 체제 구조 등을 어떻게 조화롭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규제와 관련해선 홈플러스 MBK 사태가 집중 거론됐다. 의원들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유출과 투자자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이 후보자는 “중대한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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