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생산적 금융’ 전방위 강화…새 정부 정책 기조에 보폭

시간 입력 2025-08-27 17:56:05 시간 수정 2025-08-27 17: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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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 비판 속 기업금융 강화로 체질 전환
혁신·ESG·공급망 금융 등 은행별 전략 다변화
정책 기조·한은 경고에 생산적 금융 당위성 부각

국내 주요 은행들이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생산적 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계대출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 동력 지원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금융의 본연 역할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경기 둔화 속 예대마진 축소와 금융당국의 정책 유도, 그리고 기업 자금 수요 확대가 맞물려 있다. 특히 이자 장사 비판과 함께 은행들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면서, 가계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올해 들어 혁신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ESG 금융, 공급망금융 플랫폼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특화상품 리뉴얼이나 디지털 플랫폼 확장, ESG 컨설팅 지원 등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으며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 전용 금융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하반기 ‘KB 유망분야 성장기업 우대대출’을 리뉴얼해 정부·정책금융기관이 선정한 ‘혁신 프리미어 1000’ 기업을 추가 지원 대상으로 넓힌다. 또 ‘KB굿잡 우수기업 금리우대 프로그램’, ‘KB 수출기업 우대대출’ 등 기업 맞춤형 특화상품을 전면 개편해 지원 폭을 확장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들어 기술보증기금과 ‘동남권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금융지원’, ‘충청권 기술 중소기업 대상 2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등의 업무협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지역 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지원해 새로운 핵심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공급망 금융 플랫폼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 회원사를 올해 말까지 1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전국에 기업금융 특화 채널인 ‘BIZ프라임센터’를 늘리는 한편, 최근에는 금융권 퇴직직원들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업영업을 전담하는 ‘강북BIZ어드바이저센터’를 신설했다.

그동안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에 과도한 자금이 쏠리면서 생산적 부문 지원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발표한 ‘산업별 자원배분의 비효율성과 생산성’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이 1990년대 평균 50%대에서 최근 100%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고생산성-자원 과소 보유’ 기업이 늘어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구조적 왜곡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고생산성 기업과 혁신적이 스타트업이 원활히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성 중심의 자원배분 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금융의 자원 배분 기능을 회복시키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핵심 과제로 삼아 기업·산업 지원에 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이억원 후보자는 최근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 대전환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새로 부임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취임사를 통해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전환을 뒷받침하고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소임을 다하겠다”며 금융의 효율적 자원배분 역할을 강조했다.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확대는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산업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스타트업·중소기업·ESG 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직결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예대마진 축소로 은행 수익성이 압박받는 가운데, 모험자본 성격이 강한 기업금융 확대는 리스크 관리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투자 간 균형, 내부통제와 자본적정성 관리가 병행돼야 지속가능한 체질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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