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외화곳간 단속 분주…하나은행 지급여력 177% ‘최고’

시간 입력 2025-08-25 17:53:07 시간 수정 2025-08-25 17:53:07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4대 시중銀 외화LCR 156%…1년새 15%p 개선
하나銀, 1년새 29%p↑…시중은행 중 가장 높아
美 트럼프, 환율 전쟁 본격 시사…환리스크 여전

시중은행의 외국돈 유동성을 나타내는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1년새 큰 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초래한 고환율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관세 이슈와 금리 변동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혹시 모를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 전쟁’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변동성은 여전한 실정이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의 경우 고환율 상황에서도 선제적으로 조달 관련 차환현황 점검을 강화하며 외화 유동성 지표를 1년새 30%p(포인트) 가량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의 외화 유동성 지표가 177%를 기록하며 4대 은행 중 가장 양호한 외화 유동성 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외화LCR은 평균 159.94%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4.70%)보다 15.24%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외화LCR이란 30일간 은행이 순외화 유출에 대비해 쌓아 둬야 하는 자산을 일컫는다. 달러(USD)화가 중심이며, 유로(EUR)·엔(JPY)·위안(CNY)화도 부가적으로 확보학고 있다.

외화 유동성의 확대 요인으로는 △고유동성 자산 확대 △환율 변동성 대응 △금융시장 불안 대응 △외화LCR 보유 규제 기준 충족 등을 꼽는다.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단기 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가장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은행별 외화LCR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유동성 수준이 1년새 큰 폭 개선되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올해 2분기 외화LCR은 177.41%로, 전년 동기(148.63%)보다 28.78%p(포인트) 올랐다. 이는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환율 등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지표, 각종 시장 지표 모니터링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운영 중”이라면서 “외화LCR의 경우 관리 목표를 상회해 유지하는 가운데, 차입금리 Spread(금리차) 모니터링 등 조달 관련 차환현황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 164.64%(전년 동기 대비 14.22%포인트 상승) △KB국민은행 150.24%(10.73%포인트 개선) △우리은행 147.48%(7.24%포인트 개선) 등 시중은행 4곳의 외화 유동성은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당국에서는 은행의 외화LCR 비율을 ‘80% 이상’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의 경우 당장 외화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고환율 상황에 따라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외화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 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12월 3일 원·달러 환율은 1402.9원으로 거래됐으나, 발표 직후 오전 12시 20분께 1444.7원으로 치솟았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원·달러 환율은 야간장에서 한때 148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490원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2분기 106.71% 수준에 불과하던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 지표는 2022년 125.92%까지 오르더니, 2023년에는 146.82%까지 상승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에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181.63%까지도 올랐던 유동성 지표는 올 2분기 159.94%로 줄었으나,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공고히하며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 수준을 보이며 비교적 안정세를 되찾은 상황이다. 하지만 각 시중은행은 여전히 환율 상황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 외화 곳간을 채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상환해야 할 외화부채 평가액이 오르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나는 강한 달러를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약한 달러는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게 해 준다”며 혼재된 메시지를 냈다. 아울러 지난 10일에는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연방준비제도 이사에 임명하면서 ‘환율 전쟁’을 시사하기도 했다. 스티븐 미란 의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전쟁’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정치적 이슈 해소에 따른 외화자금 유입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관세 정책과 미국 기준금리 변경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들이 올해 초부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시중은행의 외화LCR은 안정적 서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