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무수익여신 4.1조…1년새 39.24%↑
경기침체 장기화·소비심리 위축에 자영업자 시름

대출을 내준 뒤 이자조차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깡통대출’이 1년새 40% 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라 경기침체까지 계속되며 서민과 소상공인의 상환 여력이 약해진 영향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4조10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9465억원)보다 39.24% 증가한 수준으로, 2018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게 됐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했거나 부도 업체 등에 내준 대출을 뜻한다. 시중은행은 이자를 받지 못하거나, 이자 미계상 여신의 합계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대출을 무수익여신으로 취급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018년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3조9384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2019년 3조4957억원 △2020년 3조1514억원 △2021년 2조4492억원 등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2년 2조2771억원 △2023년 2조7526억원 △2024년 3조1787억원으로 또 한 번 오름세를 보이더니, 올해 들어서는 4조원 규모까지 커진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2분기 말 무수익여신이 8839억원으로, 전년 동기(5430억원)보다 62.78%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다만 무수익여신 규모 자체는 가장 작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러스콜에서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CRO는 “현재 진행 중인 자산 리밸런싱, 즉 우량 자산 중심의 저위험 자산으로 재구조화하는 포트폴리오 전환 효과가 하반기에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은행도 6월부터 자산 건전성 관리 TFT를 가동 중에 있는데, 이와 같은 여기 조치 사항이 마무리되면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의 뒤를 이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가 1년새 30% 넘게 올랐다. 먼저 신한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9051억원으로, 전년 동기(6513억원)보다 38.97%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무수익여신은 1조869억원으로 34.92% 늘었다.
무수익여신은 전체 대출 규모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상 대출이 늘면 부실자산도 늘어나지만, 대출 성장 규모에 비해 무수익여신 증가 속도가 훨씬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4대 은행의 2분기 말 총 여신 규모는 1457조6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21조1064억원)보다 2.57% 증가하는 데 그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의 2분기 말 무수익여신비율은 0.2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0.21%)보다 0.08%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이 0.27%로, 전년(0.17%) 대비 0.10%포인트 늘어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하나은행이 0.08%포인트 늘어난 0.31%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1년 전보다 0.06%포인트씩 늘어나며 각각 0.30%, 0.25%를 기록했다.
은행 대출 자산 질이 이처럼 나빠진 건 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의 지속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건수는 총 1297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153건)보다 150건, 2023년 7월 누적 건수(870건)보다는 400건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들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점이 은행권의 무수익여신 규모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어려움이 무수익여신 증가에도 일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관련된 다양한 금융정책 등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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