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놀이’ 경고에 은행별 ‘비이자이익’ 성적표 주목…하나·신한은행 두각

시간 입력 2025-07-29 17:53:47 시간 수정 2025-07-30 18: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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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4곳, 상반기 이자이익 17.4조…전년 대비 1.61%↑
비이자이익이 실적 향방 가를 듯, 현실은 반기 총합 2.4조 불과
하나은행 비이자이익 성장률 1위 74.42%, 2위 신한은행 65.77%
이 대통령 “이자놀이 매달리지 말고 투자 확대에 신경 써 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은행권의 이자장사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겨눈 가운데, 금융당국 또한 전 금융권의 협회장을 소집해 금융권이 생산적 분야로 자금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4곳이 올 상반기에도 17조원 규모의 역대급 이자이익을 벌어들인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하반기 은행권의 하반기 경쟁 양상은 달라질 전망이다. 그간 은행들이 이자이익을 통해 실적을 방어해 온 만큼 향후 실적 향방은 비이자이익이이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규모가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 비이자이익 증가세 ‘미미’…17조원대 이자이익 기록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 총합은 2조645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8억원)보다 32.03% 증가했다. 각 사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1조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4개 은행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기준 비이자이익 규모와 증가율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74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246억원)보다 74.42% 증가한 수준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과 외국환, 자산관리 등 은행 핵심 사업역량의 상호 시너지 발휘를 통해 투자금융 자산이 확대됐으며, 트레이딩 실적이 개선된 점도 비이자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여기에 퇴직연금 적립금이 금융권 가운데 최대로 증가했으며, 공모펀드 판매 점유율이 은행권 1위 달성하는 등 견조한 영업력을 유지한 결과”라고 말했다.

뒤이어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4061억원)보다 65.77% 증가한 67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이 1년새 큰 폭 증가한 데는 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 외에도 투자금융(IB) 수수료 등에 따른 수수료이익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로 직전 분기보다 비이자이익이 증가했다”면서 “이와 더불어 지난해보다 IB 수수료 등 수수료이익이 개선됐으며,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시중은행 4곳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 총합은 17조423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17조1466억원)보다도 1.61%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4개 은행 가운데 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5조2043억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2.71%)으로 나타났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대출 금리가 떨어지며 은행의 이자이익 또한 축소된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가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이자이익 규모는 금리 인상기부터 최근까지 지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된 지난 2022년 15조3361억원 수준이던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이듬해인 2023년 16조4794억원까지 올랐다.

이후 2024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인하 기조를 띠고 있으나,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여전히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2024년 17조1466억원, 2025년 17조4230억원 등 여전히 1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 기준금리 인하에도 ‘역대급’ 이자이익…배경은 예대마진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예대마진 확대와 대출자산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빠르게 내려가면서 예대금리차가 오히려 넓어진 것이다.

실제로 예대금리차 역시 나날이 확대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4곳의 정책금융 제외 예대금리차는 작년 말 연 0.98~1.25%p(포인트)에서 올해 5월 1.25~1.45%포인트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리 부담이 소폭 완화되자 대출 수요가 늘어나며 은행의 대출 잔액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24일 기준 758조9176억원으로, 지난달 말(754조8348억 원)보다 4조828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3조568억원 증가한 602조4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신용대출, 카드론 등 고수익성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방어 효과가 나타난 점도 이자이익 증대를 견인했다. 뿐만 아니라 은행들이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을 확대해 조달구조를 개선한 점도 이자이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계속되는 은행권의 이자 장사에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은행권을 향해 직접적인 비판의 화살을 겨눴다.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손쉬운 주택 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 이자이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 주시길 바란다”며 “그렇게 해야 국민 경제 파이가 커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 발전하지 않겠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치권·금융당국, 포용적 금융 확대 압박…‘비이자이익’ 확대 고민 깊어져

이 대통령의 경고에 금융당국 또한 은행과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전 업권의 협회장을 긴급 소집해 투자 확대 등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전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등 협회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관련 규제를 전면 재검토했다.

이날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그간 우리 금융권이 부동산 금융과 담보·보증 대출에 의존하고 손쉬운 이자장사에 매달려왔다는 국민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이 시중 자금의 물꼬를 AI 등 미래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자본시장 및 지방·소상공인 등 생산적이고 새로운 영역으로 돌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해 나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과 부동산 중심의 영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간의 영업관행에서 탈피해 생산적 자금공급을 확대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계속되는 정치권의 비판과 함께 이자이익과 관련한 은행권의 하반기 경쟁 양상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규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며 신규 취급건에 대한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이를 만회하고자 대출금리 인상안을 들고 나온다는 가능성도 점쳐지나, 당국이 과도한 이자마진에 대한 질타를 이어온 만큼 금리 인상도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이자이익을 대체할 비이자이익 확대가 실적 항방을 가를 전망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금융환경이 대출 비즈니스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대출 위주 수익 창출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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