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메리츠화재 등 대표-의장 분리…책무구조도 안착은 ‘시간 필요’

시간 입력 2025-07-18 17:00:00 시간 수정 2025-07-17 18: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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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겸직은 이해상충 우려…내부통제 장치 마련해야”

<사진=챗GPT>
<사진=챗GPT>

은행권에서 시작된 ‘책무구조도’ 제도가 올해부터 보험업계로 확대되며 점차 제도적 틀을 갖춰가고 있다.

이달 3일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30개 보험사(생명보험사 19곳, 손해보험사 10곳, 재보험사 1곳)를 대상으로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이 본격화됐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임원별 책임 영역을 명확히 규정하는 제도로, 자율적인 책임 체계 확립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앞서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보험사 중 일부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등 지배구조상 문제가 제기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대두됐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26개 보험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곳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대표이사가 의장직을 겸할 겨우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훼손될 수 있어 이해상충 우려가 존재한다”며 “겸직을 유지할 경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금융당국의 권고에 발맞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KB라이프는 지난달 25일 정관을 개정해 김영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새로 선임하며 대표이사와 의장직을 분리했다. 메리츠화재도 김중현 대표가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성현모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맡겼다.

신한라이프는 대표이사와 의장 분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이 회사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통제위원회를 통해 이해상충을 방지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과 흥국화재 또한 사외이사 중심의 내부통제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동일한 기능을 수행 중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조대규 각자 대표 체제를 운영 중이며, 실질적인 대표 권한은 조대규 대표에게 집중돼 있다. 이를 통해 대표이사의 의장직 겸직이 초래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를 보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대표이사와 의장직의 분리는 법적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에 그치고 있어 제도 안착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13조 2항상 겸직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라며 “의장직 분리는 권고사항일 뿐 법적 강제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의 경우 여승주 부회장이 한회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 내정되면서, 후임 대표이사 선임과 책무구조도 확립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직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아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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