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행위자 무관용 원칙…내부통제 고도화 속도
정기인사에 ‘쇄신 기조’…조직문화·감사 역량 강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수백억원대 부당대출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임기 말까지 조직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쇄신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내부통제 고도화와 조직문화 개선을 골자로 재발 방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번 쇄신안이 금융권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 개선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부터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강화를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자체 개선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정책금융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더욱 엄정한 윤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은행의 쇄신 이행 성과가 향후 타 기관의 기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여신 프로세스, 내부통제, 조직문화, 검사업무, 경영진 책임 등 5개 부문, 16개 과제를 중심으로 전사적 쇄신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13개 과제를 완료했고, 나머지 과제들도 계획에 따라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특히 부당대출 발생 개연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임직원의 가족 정보를 자율 등록하는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으며, 이해상충 여부를 사전에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를 신설해 팀장급 이상이 모든 여신 의사결정 과정에서 적용하도록 제도화했다.
이해관계자 여신은 자동으로 전결권이 제한되며, 본부 여신심사부 심의로 의사결정 체계를 이원화했다. 또 부당한 지시나 묵인 행위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방침 아래, 이를 이행한 직원에게도 동일한 책임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영업과 심사 기능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기업은행은 여신 승인 과정을 별도 전담 조직이 점검하도록 하는 한편,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담당자와 심사역이 각각 제출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실효성 담보를 위한 외부 감시 기구도 가동 중이다. 지난 3월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IBK 쇄신위원회’를 구성해 제도 실행력을 점검하고 있다. 7월 현재까지 총 4차례 회의를 통해 과제 이행 현황과 보완사항을 논의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14일 회계·법률·감사 분야 외부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감사자문단’을 공식 출범해 내부감사 체계 전반에 대한 전문 자문도 병행하고 있다.
내부 신고 활성화를 위한 독립 시스템도 마련됐다. 기업은행은 외부 플랫폼을 활용한 제보 채널을 개설해, 현직 임직원은 물론 전직 직원과 외부인의 위법·부당 행위 제보를 익명으로 접수하고 있다. 신고자는 인사 및 평가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 절차를 강화하고, 비위행위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내부 규정에 반영했다.
김성태 은행장은 쇄신계획 발표 당시 “이번 사태는 철저히 우리 내부의 문제이며, 모든 책임은 최고경영자인 제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곪은 곳을 송두리째 도려내겠다는 환부작신(換腐作新)의 자세로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겠다”며 임기 마지막까지 제도 정착에 전력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이번 쇄신안 이행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태 행장의 임기가 내년 종료 예정인 가운데, 남은 수개월 간 쇄신 과제의 실효적 안착 여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도 김성태 행장이 강조한 쇄신 기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기업은행은 부당대출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여신문화개선팀을 신설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감사·준법 부문 인력을 확대하는 등 조직 전반의 리스크 대응 체계를 재정비했다.
쇄신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구성원 공감과 노사 간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기업은행 노조는 올해 초 쇄신안 발표 직후 우려를 제기한 바 있으나, 현재는 갈등이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시행된 가족 정보 DB 구축 역시 임직원 전체가 아닌 부점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면서 노사 간 큰 마찰 없이 제도 정착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쇄신안 과제가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소통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번 쇄신 노력을 통해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해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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