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1년새 떼인 돈 1.3조 불어나…롯데·현대 20%대, KB국민 30%대 증가율

시간 입력 2025-07-15 08:00:00 시간 수정 2025-07-14 17: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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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1분기 대손상각비 1.3조…1년새 18.71%↑
카드론 증가·연체율 상승 영향에 대손상각 크게 늘어
KB국민카드, 1분기 대손상각비 2271억…전년比 38%↑

카드업계가 고객에게 돈을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로 처리한 금액이 한 분기에만 1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등 대출 상품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약화되자 카드사가 떼인 돈 역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카드업계의 연체율이 지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체율 관리 차원에서 기존보다 대손상각 기준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는 점도 대손상각 규모를 늘리고 있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대손상각비는 1조31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1067억원) 대비 18.71% 증가한 수준이다.

대손상각비란 차주에게 대출을 진행해 줬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 처리한 비용을 뜻한다. 카드사의 경우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이후 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 등 대출성 상품을 판매한 뒤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이 발생할 경우 적립했던 충당금을 대손상각비로 손실 처리하게 된다.

이처럼 대손상각비가 증가했다는 것은 돌려받지 못할 채권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카드사가 회수를 포기해야 할 만큼 차주의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손상각을 진행할 경우 연체율을 낮추지만 수익성은 줄어들게 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카드의 대손상각비가 1년새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대손상각비는 2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642억원)보다 38.31%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대외환경 악화 및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건전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 대손상각비가 증가했다”면서 “부실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정리 실행력 제고를 추진하는 등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건전성 지표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속도감 있는 대응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의 뒤를 이어 롯데카드와 현대카드의 대손상각비 규모가 1년새 20%대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롯데카드의 1분기 대손상각비는 2034억원으로, 전년 동기(1602억원)보다 26.9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22.75% 증가한 1601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삼성카드 2600억원(전년 대비 9.19% 증가) △우리카드 1281억원(7.82% 증가) △하나카드 976억원(6.97% 증가) 등 카드사의 대손상각비는 1년새 일제히 늘었다.

카드업계의 대손상각비는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카드사의 연간 대손상각비는 △2019년 2조4972억원 △2020년 2조3931억원 △2021년 2조3734억원 △2022년 2조8385억원 등 2조원대 수준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2023년 들어 4조3957억원으로 크게 뛰더니, 2024년에도 4조6061억원의 대손상각비를 기록하며 연간 4조 이상의 대손상각비를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대손상각비가 증가한 데는 카드론 등 대출상품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금리 인상에 이자비용이 증가하며 상환 금액이 늘어난 것은 물론,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된 것이다.

아울러 신용회복, 개인회생 등을 신청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회수 난이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건정성 관리 및 채권 비용을 위해서도 카드사 차원에서 상·매각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역시 카드론 증가세가 나날이 연간 최고 규모를 다시 쓰고 있는 만큼, 대손상각비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9곳의 지난 5월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6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40조5186억원)보다는 5.28% 크게 늘어난 금액이다.

원론적으로는 카드론 등 대출상품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카드사들의 경우 본업에 따른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비용 절감을 통해 겨우 ‘불황형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대출상품을 대폭 줄일 수 없다는 것이 업계 목소리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인해 상환 여력이 약화되며 대손상각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드사별로 강화된 건전성 관리정책 실행이 필요하며, 향후 경기회복 진행 시 점진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있을 때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상각 처리를 해야 한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상각을 많이 할 수도 있지만, 연체율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상각을 배분해서 수익성을 올리거나 할 수도 있는 만큼 회사가 운영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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