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채권 발행하는 국내 카드사, 1년새 4곳→3곳으로 축소
우리카드, 상반기 4500억 규모 ESG채권 발행…전년比 15%↑
“전기차 중심 오토금융 수요 줄면서 카드사 ESG채권 발행도 감소”

카드업계가 자금 조달 채널 다각화를 위해 늘려왔던 ESG채권 발행을 다시 줄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식으면서 자연스레 ESG채권에 대한 관심과 구매자의 수요가 줄어든 것은 물론, 변동성이 큰 국내 채권 시장에서 ESG채권이 아닌 다른 채널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우리카드가 전년 대비 발행 규모를 늘린 것은 물론, 홀로 전체 조달 물량의 절반 이상을 홀로 견인하며 ESG채권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가 올해 상반기 동안 발행한 ESG채권 물량은 13개로, 이에 따른 발행 규모는 6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600억원)보다 36.79% 감소한 수준이다. 이중 우리카드 몫은 45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 발행 물량의 67%를 점유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ESG채권을 발행한 카드사는 삼성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3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현대카드가 1500억원 가량의 ESG채권을 발행했으나 올해 발행 실적은 전무했다. 발행물량도 크게 줄었다.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해까지 17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발행 규모는 7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는 지속가능경영과 자금조달 채널 다양화라는 명분이 있음에도 사회적 관심도가 멀어지면서 발행량을 줄여왔다. 지난 2023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카드업계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1조1800억원에 달했다. 이듬해인 2024년 상반기에는 1조600억원으로 소폭 줄이더니, 올해 들어서는 6700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카드사들은 그간 친환경 자동차 할부나 대출 등 ESG 목적의 금융서비스를 기반으로 녹색채권·사회적채권 등 다양한 ESG채권을 발행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녹색분류체계(Taxonomy)에 따라 전기차 등 친환경차 관련 금융상품이 녹색채권 범주에 포함되면서 발행에 속도가 붙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채권 시장의 변동성과 ESG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 감소가 겹치며 발행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ESG채권은 통상 연기금이나 해외 기관투자가 등 장기 투자자 중심의 수요가 주를 이뤘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금리에 민감한 수요층이 적어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채권은 수요가 있어야 발행이 가능한데, 2~3년 전부터 ESG채권에 대한 실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굳이 비싼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발행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드사가 주로 다루는 전기차 중심 오토금융에 대한 수요도 줄면서 자연스럽게 ESG채권 발행도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채권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면서 ESG채권 발행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까지 ESG채권을 4500억원 규모로 발행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꾸준한 발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3900억원)보다 15.4% 증가한 수치로, 올해 전체 카드업계 ESG채권 발행 물량의 약 67%에 해당한다.
우리카드는 주로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결제대금 지급 주기를 단축하고, 이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지원에 ESG채권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자금 조달 다각화는 물론, 이미지 제고까지도 염두에 두고 ESG채권 발행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사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데, 사회적채권의 경우에는 사회공헌 측면에서 홍보 효과도 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의 ESG 정책 일환에 발 맞추기 위해 사회적 채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있다”며 “지난 2024년 발행한 ESG채권은 영세·중소 가맹점의 가맹점대금 납입주기 단축을 위한 금융지원에 쓰였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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