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증가세에 시중은행 충당금 적립률 ‘뚝’…우리·국민·하나·신한 순

시간 입력 2025-07-03 08:00:00 시간 수정 2025-07-02 17: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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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충당금 늘려도 손실 흡수력은 일제히 하락
4대 은행 대손충당금 적립률 169.78%…1년새 58%p↓
경기 부진에 취약 차주 상환 여력 떨어져…부실채권↑

부진한 경기와 지속되는 고금리 상황에 채무자들의 상환 여력이 점차 약화되며 은행의 부실채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충당금을 쌓으며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으나, 부실채권이 훨씬 빠르게 늘어나며 은행의 손실 흡수력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평균 169.7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28.02%)보다 58.23%p(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1년새 가장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1분기 충당금 적립률은 188.40%로, 전년 동기(279.48%)보다 91.08%포인트 줄어들며 낙폭이 가장 컸다. 그럼에도 지난해 충당금 적립률이 전체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200%대 후반을 지키고 있었던 만큼, 큰 폭 하락 후에도 비율 자체는 여전히 180%대 수준을 지키며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밖에 △하나은행 162.52%(전년 대비 53.92%포인트 하락) △신한은행 159.32%(48.67%포인트 하락) △KB국민은행 168.89%(39.27%포인트 하락) 등 시중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은 일제히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란 부실여신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을 뜻한다. 은행의 신용 손실 흡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손실 흡수력이 일제히 떨어진 데는 NPL(고정이하여신)의 증가 속도를 충당금 적립 속도가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4대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8조1774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660억원)보다 1.38% 가량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당금 적립률 낙폭이 가장 컸던 우리은행의 경우 1분기 충당금만 1조9920억원으로, 전년(1조8866억원)보다 5.59% 증가하며 은행 4곳 중 가장 큰 폭 늘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은 1년새 30% 가량 증가하며 훨씬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4곳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은 총 4조82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6119억원)보다 33.52%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1조573억원으로, 전년 동기(6750억원)보다 56.64% 가량 큰 폭 증가했다. 이어 △신한은행 1조1277억원(전년 대비 30.05% 증가) △KB국민은행 1조6056억원(27.95% 증가) △하나은행 1조319억원(26.63% 증가) 등 일제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정이하여신이란 담보처분을 통해 회수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는 고정여신과 손실이 예상되는 회수의문, 회수불능이 확실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 여신의 합이다.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난 데는 고금리 및 경기 부진 장기화로 차주의 채무 상환 여력이 크게 떨어진 탓이 크다.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면서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상승한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일부 취약 차주층을 중심으로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으며, 이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경기 회복 지연의 영향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의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서는 경기 회복과 함께 자산 포트폴리오의 질적 관리, 그리고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 체계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충당금 적립률이 하락하고 있으나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은행권을 대상으로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지도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정리규모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며 “부실채권 증가 등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직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과거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신용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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