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이자비용 첫 4조 돌파…카드사 조달 부담 커진다
신한카드, 3억달러 규모 신디케이티드론 조달…수단 다변화 속도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최근 다시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여전채 금리의 경우 시장금리에 따라 영향을 받지만, 최근 이어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국채 금리를 올리며 여전채의 상승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조달 부담도 당분간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여전채 외에도 조달 수단과 투자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일 기준 AA+등급 3년 만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평균 금리는 2.835%로 집계됐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달 7일 2.725%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최근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국고채 금리 상승에 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 조짐
본래 여전채 금리의 경우 시장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금리 인하기에는 일반적으로 여전채 금리도 함께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음에도 여전채 금리가 되레 오름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0.25%p(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 인하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채 금리가 되레 오른 것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국채금리가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지난 21일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했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국채 금리는 한 차례 급등한 바 있다.
여전채 금리는 국고채보다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는 만큼 기준금리보다 국고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통상 신용도가 높은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하위 등급인 여전채 금리가 같이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국채 금리 역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채권시장 내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인 만큼 상승 요인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2차 추경 편성을 통해 약 20조원 규모의 국고채가 추가로 발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채권 시장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은 하락하고 이에 따라 금리는 오르게 된다. 발행 구조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시장 내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카드사의 조달 부담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7개 카드사의 지난해 여전채 조달 비중은 평균 70.2%에 달한다. 여전채에 대한 조달 의존도가 높은 만큼,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카드업계의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은 첫 4조 규모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연간 이자비용은 4조42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8267억원)보다 15.58%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업계의 이자비용은 매년 큰 폭 증가했으나, 4조원대 수준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개 카드사의 연간 이자비용을 살펴보면 △2018년 1조8266억원 △2019년 1조9342억원 △2020년 1조9059억원 △2021년 1조9285억원원 등 꾸준히 1조9000억원대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2년 들어 2조3722억원으로 첫 2조원대를 찍더니, 이후 2023년 연말께는 3조8267억원까지 오르는 등 해마다 1조원 이상씩 오르며 부담에 시달려왔다.
◆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 마련…사업영역도 수익성 중심 개편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에도 국내외 전반적인 금융불안이 지속되며 카드사의 조달 부담도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비교적 안정적인 조달 환경이 구성됐으나, 국내외 전반적으로 금융불안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 자금시장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카드사들은 카드채 외에도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신한카드는 이달 24일 미화 3억달러(한화 약 4157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티드론 조달에 성공했다. 신디케이티드론이란 두 개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을 구성해 공통된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대출 방식을 말한다.
이번 신디케이티드론은 주관사인 HSBC를 포함해 △항셍은행 △OCBC은행 △신킨중앙은행 등 대만 및 중국계 총 14개 은행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대출 조건은 미국 무위험금리(RFR)인 SOFR에 3년물은 0.70%포인트, 5년물은 0.8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확정됐다.
신한카드는 대내외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달금리 대비 낮은 금리로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동시에 그간 해외 시장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공모 채권 발행으로 쌓아온 높은 대외신인도와 견고한 자산 건전성을 기반으로 대만 및 중국계 주요 금융기관의 대거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는 금번 조달한 자금을 기존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여건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만기구조를 다양화하거나 장기화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국내외 ABS와 해외채 등 조달 수단과 투자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사업영역도 수익성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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