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그룹 단위 AI 실행력 강화
하나·우리, 자체 AI 모델·임원 체험 교육으로 내재화
기술 내재화 넘어 조직문화 혁신까지 겨냥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이 인공지능(AI)을 조직 전략의 핵심축으로 삼고 본격적인 실행 국면에 돌입했다. 이들 금융지주는 경영진부터 실무진까지 AI 역량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하고, 고객 접점은 물론 내부 업무까지 AI 기반으로 재편하는 데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생성형 AI 도입을 넘어 AI를 ‘능동적 파트너’로 삼는 전사적 인식 전환이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AI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금융산업 전반의 디지털 경쟁 심화가 있다. 초개인화 금융 수요 확대, 비대면 채널 일상화에 따라 기존 운영 모델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를 통한 고객 대응, 맞춤형 자산관리, 내부 통제 고도화는 단순 효율화 수준을 넘어 경쟁 우위를 좌우할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1일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그룹 데이터 혁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주와 주요 계열사의 데이터·AI 부문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별 맞춤형 금융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실행 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세미나는 단순 기술 설명을 넘어, 마케팅과 데이터 간 협업 생태계 구축, 예측모델 적용 사례 등 데이터 분석과 현장 중심의 실증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이 자리에서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세미나 참석 실무진들에게 AI 기술 전파와 자기 계발을 함께 강조했다.
양 회장은 “데이터는 단순한 수집 그 자체보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알고자 하는 바가 명확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며 “비즈니스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고 끊임없이 대화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 5월 금융권 최초의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GenAI 포털’을 구축하고 전 계열사 직원들이 내부 업무와 고객 응대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KB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AI 스타트업 및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AI 생태계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다음 달 1일 개최 예정인 하반기 경영포럼을 앞두고, 그룹사 CEO와 임원, 본부장 등 237명을 대상으로 6주간의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디지털 전환과 기술 주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영진의 AI 실전 역량 강화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교육은 실습 과제를 통한 AI 이론 이해 및 활용 경험 내재화에 무게를 뒀고, 오프라인 집중 교육은 다양한 업권의 AI 기반 조직 운영 사례를 공유하도록 준비했다. 교육 종료 후 포럼 당일에는 각 임원이 ‘AI Agent’ 활용을 위한 아이디어톤에 참여해 실제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게 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AI 적용이 가능한 영역을 선별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오히려 적용이 불가능한 영역을 찾기 어려울 만큼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졌다”며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일하는 능동적 동반자로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중심의 혁신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미 GenAI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자산관리(WM), 보험설계, 고객 데이터 분석 등 비즈니스 전 영역에서 AI Agent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또 그룹 통합 플랫폼인 ‘신한 슈퍼SOL’에는 고객 의도 분석 기반의 맞춤형 AI 제안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18일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열린 ChatGPT 활용 실습 연수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업무 활용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하나은행은 최근 내부 업무지원 플랫폼 지식챗봇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H-GPT’를 적용하고,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다양한 업무 질의에 답변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도입된 AI는 업무지식 정보를 종합·분석해 구체적인 답변을 제공하며, 명확한 출처도 함께 제시해 신뢰성을 높였다.
해당 서비스는 하나금융 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내재화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술 종속성을 줄이고 하나금융 고유의 업무환경과 데이터 구조에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임원들을 대상으로 챗GPT 기반의 AI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기술 활용에 대한 인식 전환에 나섰다. 이번 연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한 그룹 전 임원이 챗GPT를 활용한 금융 시나리오 구성, 서비스 아이디어 도출 등을 직접 수행하는 실습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번 연수는 단발성 교육이 아닌, 향후 AI 전략 수립 및 실무 적용 과정에서 기반이 되는 리더십 재정립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실무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또 기존 의사결정 체계나 리스크 관리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질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임 회장은 “AI 기술은 리더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설계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라며 “AI는 특정 부서의 전유물이 아닌 전 임직원이 ‘모두의 AI’로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새로운 언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들이 이처럼 AI 기술력 향상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금융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경쟁 심화가 자리하고 있다. 초개인화된 금융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비대면 채널 활용이 일상화하면서 기존의 운영 모델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고객 응대, 맞춤형 자산관리, 리스크 탐지 및 내부통제 고도화는 단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경쟁 우위를 좌우할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정부가 AI를 활용한 혁신금융 생태계 조성을 정책 우선순위로 설정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AI 기반 산업 고도화를 중요한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디지털 우위 선점은 금융지주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자리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산업화 성공을 이끌었던 것처럼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혁신을 통해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고 대한민국 AI 대전환의 성공을 이끌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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