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2%p 고착화…딜레마에 빠진 한국은행 통화정책

시간 입력 2025-06-19 18:12:10 시간 수정 2025-06-19 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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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정책금리 연 4.25~4.50%로 4차례 연속 동결
한미 금리차 2.00%p…한국 통화당국도 속도조절 전망
이창용 한은 총재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한국 금융시장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리 역전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신 폭이 좁아지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 등 대외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17~18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은 4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024년 9월, 11월, 12월 정책금리를 총 1.00%포인트 인하한 이후, 2025년 1월, 3월, 5월에 걸쳐 이달 열린 회의에서도 동결을 택한 것이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2025년 정책금리 인하 전망치를 기존과 같은 '2회'로 유지했으나, 2026년 인하 횟수는 기존보다 줄어든 '1회'로 수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관세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며 "당분간 경제지표를 면밀히 지켜보며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준의 기조를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 약세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물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점에서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도이치뱅크(DB)도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에 대한 우려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한 점은 긴축적 해석의 여지를 준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동결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 2.0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독자적인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금리를 섣불리 낮출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약세, 환율 불안정성 확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통화정책 딜레마는 최근 경기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에 머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제기된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와 맞물린 통화 완화정책의 방향 설정이 한국은행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열린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 “경기부양 필요성이 시급해졌다”며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출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되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과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재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인하는 거시경제 및 금융지표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신중한 기조를 재확인했다.

한편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파월 의장이 미 관세정책 영향 등을 고려해 정책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한 데다, 연준 위원들의 전망(SEP)도 크게 엇갈리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이란·이스라엘 군사적 충돌과 확전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진 만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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