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선대출·집값 상승 기대에 ‘시장 과열’ 우려
16일 대출 담당 각 은행 부행장 불러 증가세 원인 추긍
6월 5대 은행서 2조 가까이 늘어…일평균 2800억↑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부행장들을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리인하 분위기에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대출 규제 전 선제적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이 다시 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성장률 이내로 억제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증가 속도는 이를 초과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5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은행권이 14조4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 주담대는 5월 한 달간 4조2000억원 늘며 전달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월세에 더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매입 수요와 함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 대출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6월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750조792억원으로 5월 말보다 1조9980억원 늘었다. 일평균 증가액은 2854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6월에도 5조원대 이상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매달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부행장 간담회를 통해 은행권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만큼 향후 가계대출 축소 움직임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과 같은 강도 높은 억제 효과는 아닐 수 있으나, 그동안 은행별로 중구난방으로 운영되던 가계대출 취급 정책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정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5월 한 달 간 대출이 급증한 일부 은행을 상대로 현장 점검을 예고한 상태다.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등은 전월 대비 대출 증가폭이 두드러졌으며, 당국은 해당 은행들에 세부 관리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역시 지난달 브리핑을 통해 “3단계 스트레스 DSR을 예정대로 7월 1일부터 전 업권의 가계대출에 적용하겠다”며 “스트레스 DSR은 금리 인하기에 대출한도 확대를 제어하는 ‘자동 제어장치’ 역할을 하는 만큼, 제도 도입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3.8%) 이내로 유지하고, GDP 대비 부채 비중을 90.5%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그러나 상반기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설정치를 초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대출 증가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연간 목표 대비 과열 신호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도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반등 기대까지 맞물리면 대출 수요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총량 규제 기조와 실수요 중심의 정교한 관리가 병행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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