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전과 깊이 다른 상생금융 예고…은행권 ‘노심초사’

시간 입력 2025-06-05 17:21:06 시간 수정 2025-06-05 17:21:06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상생금융 기조는 같아도 지원 수준은 달라질 듯
정책형 제4인터넷은행 추진…기존 컨소시엄엔 변수
밸류업 기대 속 상생비용 부담, ‘양날의 칼’ 될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전 정부에 이어 상생금융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과 금융감독 체계 개편 등 보다 구조적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당장은 공약 수준에 머물지만, 향후 정책 실현 과정에서 은행권 전반의 수익성과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생금융 기조 아래 강도 높은 구조 개편 예고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공약을 통해 채무조정 제도 정비, 장기분할상환 활성화,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 배드뱅크 설치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단기적인 부실 차주 구제책을 넘어 채무 부담 경감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방향성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정책이 실현될 경우, 은행권은 과거 정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상생금융 기여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상생금융 정책이 표면적으로라도 한시성·자율성을 기반으로 했다면, 이번 정부에서는 상시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책 실행은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도 맞물린다. 민주당은 금융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독립기구화하는 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경우, 금융기관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더욱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채무조정 확대 등은 원론적으로 공감하더라도, 제도화·상시화될 경우 여신 전략과 손익구조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부에선 충당금 및 대출심사 기준 재조정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4인터넷은행, 설립 공감하지만 방향성 다를 수도

이재명 대통령은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단순한 신규 인허가를 넘어, 정책 목적형 금융플랫폼의 도입을 의미한다.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비중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더 명확한 공공 기능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미 제4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이 윤석열 정부 하에서 구성돼 심사 절차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에서 인허가 기준이 바뀌거나 정책 목적이 강하게 반영될 경우, 컨소시엄 내부의 전략이나 리더십, 사업성 평가 구조에 조정이 불가피하다.

또 공약에서는 수혜 대상을 ‘취약계층’으로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이는 수익성이나 혁신성보다 사회적 기능을 강조한 것으로, 플랫폼 경쟁력보다는 정책기여도 평가가 강화될 수 있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정책적 방향 전환이 심사 기준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컨소시엄은 ‘민간 혁신’ 기반의 기존 모델을 중심으로 준비해온 만큼, 정책형 금융기관 요구가 확대될 경우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CEO스코어데일리>

◇‘밸류업’ 기대감 커졌지만 상생 압박과 충돌 우려도

자본시장 정책에 있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약을 통해 상법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공매도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자본시장 개혁 의지를 밝혔다.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기존 정부 기조와 같이 주가 부양과 투자자 신뢰 제고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명문화한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해 통과시킬 가능성이 크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이 같은 제도 변화는 주주권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자본시장 개혁과 상생금융 확대는 동시에 추진될 경우 충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지주들이 높은 배당성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밸류업 효과를 내야 하지만, 상생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지주들에게는 수익성, 주주가치,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중장기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시장 친화적 정책 기대감이 있는 반면, 수익성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 있어 복합적 대응이 필요한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금리 인터넷은행이나 채무조정 제도처럼 구조 자체를 바꾸는 공약은 실행 과정에서 큰 변동성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 목적과 시장 친화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