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카드 하루 5200장씩 증가…“자동해지 규정 폐지·PLCC 보급 영향”

시간 입력 2025-05-28 11:00:00 시간 수정 2025-05-27 17: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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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카드 1년새 191만장↑, 1600만장 돌파 …매몰비용 부담 커져
BC카드, 1분기 143만8000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1% 증가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가 올 1분기 1600만장을 넘어섰다.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된 데다, 특정 소비에 혜택이 제공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발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겨우 수익성을 보전하고 있는 가운데, 휴면카드 증가에 따른 매몰비용까지 카드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휴면 신용카드 수는 1633만4000장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42만4000장)보다 191만1000장 가량 늘어난 것으로, 하루에 5200장 이상씩 늘어난 수준이다.

휴면카드는 기준 시점으로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뜻한다. 현금인출과 하이패스 등 부가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휴면 상태는 해제되지 않는다.

전체 카드사 중 휴면카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의 휴면 신용카드 수는 올 1분기 말 기준 252만8000장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20만5000장)보다 32만3000장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의 영향이 일부 있을 것으로 봤다. 현대카드가 지난 2023년 3월 국내 카드업계 중 최초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하며 카드 발급량이 크게 늘었으나, 이내 휴면카드로 돌아서는 카드 수 역시 늘었을 것이란 게 골자다. 또 현대카드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늘려왔던 PLCC 역시 휴면카드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전언이다.

뒤이어 신한카드의 휴면 신용카드 수가 233만1000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218만8000장)보다 14만3000장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증가폭의 경우 6.54%에 그쳐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낮았다.

이밖에 △롯데카드 227만4000장 △KB국민카드 221만7000장 △삼성카드 208만2000장 △하나카드 177만9000장 △우리카드 168만5000장 △BC카드 143만8000장 등의 순으로 휴면카드 수가 두드러졌다.

1년새 휴면카드 수가 가장 큰 폭 늘어난 곳은 BC카드였다. BC카드의 올 1분기 휴면카드 수는 143만8000장으로, 전년 동기(99만3000장)보다 44.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BC카드의 휴면카드 수가 타 카드사 대비 높은 데는 특유의 사업구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국내 유일의 결제 프로세싱 사업자인 BC카드는 상호금융 등 자체 신용공여가 불가한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카드를 대신 발급하게 된다. 이때 고객사가 발급하는 후불교통 체크카드 상품 또한 휴면카드 집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타사 대비 높은 수치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골자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 중 휴면카드 수 증가폭이 큰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 휴면카드 수는 177만9000장으로, 전년 동기(151만2000장)보다 17.66% 증가했다. 총 신용카드 수 대비 휴면카드 수의 비중 역시 18.87%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위 카드사의 특성상 휴면카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휴면카드 전환을 방지하기 위해 무실적 고객을 대상으로 이용을 유도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휴면카드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카드의 경우 휴면카드 수를 줄이기 위해 휴면카드 정보를 금융결제원에서 운영하는 어카운트 인포에 공유해 당사 앱뿐만 아니라 어카운트인포에서도 휴면카드 확인과 해지를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또 매월 카드 무실적 손님 대상으로 다양한 이용유도 이벤트 진행해 휴면카드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정체 없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1분기만 해도 752만9000장에 달하던 휴면카드 수는 이듬해인 2022년 1분기 891만7000장까지 증가하더니, 같은 해 4분기에는 1024만7000장으로 1000만장의 고지를 넘어섰다.

이후 △2023년 1분기 1245만9000장 △2분기 1297만4000장 △3분기 1345만2000장 △4분기 1403만7000장으로 1400만장 △2024년 1분기 1442만4000장 △2분기 1487만7000장 △3분기 1535만8000장 △4분기 1581만54000장 등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휴면카드 수가 급증한 데는 지난 2020년 5월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휴면카드 계약 해지 절차가 변경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이용이 정지되고, 이로부터 9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그러나 당국은 해당 규정에 대해 소비자 불편을 유발하고, 카드사 역시 신규 회원에 대한 모집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20년 5월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을 폐지하고 유효기간 5년 안에는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해당 개정안이 카드사에 적용되며 휴면카드가 더욱 늘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PLCC가 인기를 끈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정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출시한 카드 상품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 및 충성도가 떨어질 경우 카드 사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휴면카드로 인해 카드사의 비용 고민도 계속되고 있다. 신용판매 부진과 고금리에 따라 수익성이 지속 악화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매몰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발급비용의 경우에는 카드마다 소재가 달라 일부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인 체크카드 경우 발급 수수료만 1000~3000원 수준에 달한다.

다만 카드사들은 대부분 해당 발급수수료를 발급 후 일정 기간 내에 한 번이라도 사용할 경우 돌려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사용 후 휴면카드로 돌아갈 경우 발급비용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카드를 발급받은 후 꾸준히 사용해야 발급비나 연회비 등의 측면에서 회수가 가능하고, 카드사 차원에서도 수익성이 올라가게 된다”며 “휴면카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매몰비용이 커져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카드사들은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이용 유도 프로모션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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