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익여신 급증, 기업부실·정책리스크에 건전성 ‘비상등’
대선 공약 정책 리스크에 은행 건전성 부담 가중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가 4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건전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주요 대선 후보들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공약은 정책 리스크로 작용하며 은행권의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충당금 확대, 선별적 여신 전략 등 리스크 관리와 정책금융 간 균형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26일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총 3조96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대출채권과 이자 미계상 여신의 합계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대출을 의미한다.
국민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1조3680억원으로 4개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7.8%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은 9182억원으로 33.7%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8843억원, 7954억원으로 각각 10.0%, 29.8% 늘었다.
무수익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일제히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1년 전보다 0.19%포인트 상승한 0.34%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은 0.25%(0.05%포인트↑), 하나은행 0.25%(0.02%포인트↑), 우리은행 0.24%(0.05%포인트↑)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무수익여신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기업대출 부문의 부실 확대가 자리한다. 특히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관련 무수익여신은 1조465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3% 급증했다. 기업 무수익여신비율은 0.46%로 0.19%포인트 상승했다.
KB금융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기 둔화로 자영업자 중심으로 건전성 전이가 지속되고 있다”며 “건전성 회복을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전체적인 연체 금액, NPL(부실채권) 절대 규모를 감축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 고환율,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은행의 무수익여신 부담도 한층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은 충당금 확대와 선별적 여신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 공약을 잇달아 내놓은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와 채무조정, 상환유예 확대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중·저신용 소상공인 대상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민금융 기능 통합을 공약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정책 집행이 은행의 리스크 관리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 대한 대출 확대가 향후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권 전반의 건전성 관리에도 적지 않은 압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책금융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고위험 차주에 대한 과도한 여신 확대는 향후 은행권 전반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책과 리스크 관리 간 균형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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