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태 알려진 4월22일부터 한 달 간 37만4581명 이탈
이탈자 감소세였지만…2차 조사 결과 발표 후 다시 중가세
신규 가입 중단 장기화, 대리점 불만 폭주…생존권 위협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가입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SKT 측은 연일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가입자 이탈 추세는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정부의 2차 실태조사 발표를 계기로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마저 보이면서, 일선 이동통신 대리점들을 중심으로 신규 가입 중단에 따라 큰 영업손실을 봤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 유심 해킹 사태가 알려진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19일까지 SKT를 떠나 경쟁사로 이동한 가입자가 총 37만458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차 실태조사가 발표된 19일 하루동안 SKT에서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로 이동한 가입자가 1만1498명에 달했다. 가입자 이탈 건수는 이달 1일 3만871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지난 15일부터는 이탈자 수가 1만명 아래로 내려왔지만, 2차 결과가 발표된 19일 다시 1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발표된 민관합동조사단의 SKT 침해사고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감염된 서버는 총 23대로, 1차 발표 당시보다 18대가 추가 확인됐다. 악성코드 역시 기존 4종에서 BPF도어 계열 24종, 웹셸 1종 등 총 25종으로 늘었다.
가입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운 것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와 개인정보 등 추가 유출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감염된 2대의 임시 서버 내 저장 파일에 IMEI 29만1831건과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개인정보 등이 포함돼 있었다. 현재까지 유출된 정황은 없으나, 최초 악성코드 설치 추정 시점인 2022년 6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2일까지는 방화벽 로그 기록이 없어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SKT 측은 이에 대해 로그 기록 외 자체 통합 보안 관제 시스템, VOC(고객의 소리) 분석 등 다양한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관련 정보 유출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가입자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가입자들의 불안과 이로 인한 가입자 이탈이 장기화 하면서, 일선 이통 대리점주들의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다.
SKT는 앞서 지난 5일부터 전국 T월드 매장의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업무를 전면 중단시켰다. 유심 교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대리점들은 주 수입원이 원천 차단되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에 따르면, 대리점주들은 하루에 1인당 30~40개의 유심 교체 작업에 매달리며 임차료와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 만약 이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요구한 대로 SKT가 위약금 면제까지 결정한다면, 가입자 이탈에 최고조에 달해 대리점들은 폐업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염규호 KMDA 회장은 최근 “전기세조차 감당할 수입이 없다”며 SKT 측에 이달 내 대리점 손실 보상과 신규 가입 중단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SKT는 지난 15일 T월드 대리점주들을 대상으로 대여금 원리금 상환을 3개월간 유예하는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실질적인 피해 보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2차 실태조사 발표 이후,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달동안 큰 피해를 본 이통 대리점주 입장에서는 유심 교체와 함께 신규 가입자 유치를 재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이나 정부 차원에서는 기존 고객에 대한 유심 교체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고객 불편 해소가 제일 우선”이라며 “유심 교체 작업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공급이 충분히 이뤄졌을 때 영업 재개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해킹 사태로 인한 일선 대리점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지만, 유심 교체가 원활해지는 6월까지는 일선 영업점에서의 신규 가입자 등록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SKT 관계자는 “현재 전국 2600여개 T월드 점주에 대한 피해 구제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대여금 원금과 이자 상환 이외에도 신규 가입 중지로 인한 보상책에 대해 점주들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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