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 1분기 순익 5677억원…1년새 16%↓
롯데카드, 조달비용·충당금 부담에 순익 43% 빠졌다
우량회원 중심 성장한 삼성카드, 전년 대비 순익 개선

지난해 새어나가는 비용을 틀어막으며 실적을 겨우 끌어올렸던 카드사들이 올해는 줄줄이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과 건전성 지표 악화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커지며 카드사의 비용 효율화 노력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2월부터 도입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따라 카드사의 수익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카드사의 경우 올해 역시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순익이 대부분 줄어든 가운데 우리카드와 삼성카드, 하나카드의 경우에는 전년보다 개선된 순익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대형 카드사 가운데 홀로 순익이 개선되며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56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733억원)보다 15.68%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카드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순익이 전년(249억원)보다 42.57% 줄어들며 가장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롯데카드의 1분기 순익은 143억원으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낮았다.
롯데카드의 순익이 크게 감소한 데는 조달비용 부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내외 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도 커지며 순익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비용이 증가했고, 경기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미래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증가하며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회원수 증가와 결제 취급고 증가에 따라 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고,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며 “디지로카앱 전략에 따른 온라인 채널 강화와 비용효율화 개선으로 판매사업비는 14.6%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저금리 차환을 통해 만기 구조와 조달비용이 연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롯데카드는 디지로카 전략을 중심으로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 발굴을 통해 이용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선제적 자산건전성 관리, 지속적인 조달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순익 감소폭 또한 두드러졌다. 먼저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1391억원)보다 39.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실적회원과 카드이용금액 성장·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총영업이익이 늘었으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및 신용손실충당금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순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올해 KB국민카드는 자본효율성 관점에서 성장을 추진하고, 비용 및 Biz효율화를 통해 내실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는 균형감있는 경영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선순환 성장을 정착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시 환경 악화로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외 시장변화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 견고한 건전성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부연였다.
신한카드 역시 전년 대비 순익이 일보 후퇴했다. 신한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57억원으로, 전년 동기(1851억원)보다 26.69%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결제취급액 증가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지급이자 상승 및 대손 비용 증가 등으로 당기순익 감소했다”면서 “향후 조달비용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한카드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생산성 향샹을 위한 내부 정비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또한 1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3.76% 줄어든 614억원을 기록하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대형사 카드사 대부분은 전년 대비 줄어든 순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형 카드사의 순익이 줄어든 가운데, 삼성카드의 경우 1년새 되레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1분기 순익은 1844억원으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보다도 3.65%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우량회원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신용판매 외에도 카드대출, 할부·리스 등 전 부문에서의 영업수익이 증가하며 순익이 개선됐다”면서 “상품자산 증가에 따라 금융비용은 증가했지만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을 통해 판매관리비 증가가 억제되고, 안정적인 자산건전성 관리로 대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 이후에도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카드업계를 둘러싼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삼성카드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플랫폼, 데이터, AI 역량 등 중장기 측면에서의 성장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카드의 경우 홀로 10%대의 증가폭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28억원으로, 전년 동기(290억원)보다 13.10% 증가했다. 금융상품의 이자수익이 증가한 것은 물론, 비용 최적화 노력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객등급 및 고객군 별 모니터링 체계 관리, 자산별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독자 카드 전환의 속도감 있는 추진과 선순환 비용 구조 정착을 통해 수익 비용 구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업계의 경우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적인 불안정 요소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 2월부터 도입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따라 카드사의 수익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개인 채무자보호법의 영향으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점 또한 향후 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로 남아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2분기부터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계대출 규제로 적극적인 영업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고금리 시절 발행했던 채권 물량도 다수 남아 있어 조달비용 부담도 여전한 만큼 당분간 카드업계의 업황이 개선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