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통3사→알뜰폰 이동 18% 감소…알뜰폰→이통3사는 45% 늘어
여유모바일·세종텔레콤, 수익성 악화로 알뜰폰 사업 매각
도매대가 사후규제·단통법 폐지 등으로 영세 사업자 더 어려워질 듯

<출처=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알뜰폰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 3사에서 알뜰폰(MVNO)으로 번호이동한 건수는 100만9551건으로, 2023년(123만5417건)보다 18.3% 감소했다. 반면,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한 건수는 2023년 43만4521건에서 지난해 63만2119건으로 45.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은 37만7432건으로 전년(80만896건) 대비 52.8% 줄어들었다.
알뜰폰 시장은 한 때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에 힘입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소 사업자들의 시장 경쟁력 부재와 함께 마케팅 비용, 망 임차료 등 각종 부담이 겹치면서 활력을 잃는 모양새다.

<출처=연합뉴스>
실제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인 여유모바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접었다. 회사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몇 년간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당사의 사업 부문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당사는 사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을 위해 사업부 매각을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사로 활동해온 세종텔레콤도 현재 알뜰폰 사업을 아이즈비전에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세종텔레콤은 17만명에 달하는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며 중소 업체 중 상위권 규모에 속했지만, 지난해 알뜰폰 부문에서만 영업손실이 6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도매대가 산정 방식이 사후 규제로 전환되면서 중소 사업자의 부담이 커지고, 전파사용료 부담까지 더해져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오는 6월 단말기 유통법(단통법)이 폐지되면서, 그동안 막혀있던 단말기 지원금 상한이 풀려 자급제 수요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중 알뜰폰 업체를 대상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도매대가 인하 등의 내용을 포함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영세 알뜰폰 사업자들의 기술, 서비스를 높이는 방법 등 영세 사업자들이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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