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네이버 멤버십 제휴·지상파 콘텐츠 공급 제안 등 영향력 확대 나서
티빙·웨이브, 지난해 12월 합병MOU 이후 1년째 지지부진
합병 시 단순 합산 이용자 수 1214만명으로 넷플 앞질러
“토종 OTT 파편화, 넷플릭스 등에 콘텐츠 종속화” 우려 커져
넷플릭스가 최근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며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토종 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논의를 시작한 지 오래 됐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합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네이버와 멤버십 제휴를 맺으며 국내에서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당장, 오는 11월부터 네이버의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에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이 포함될 예정이다. 토종 OTT인 티빙 이용권도 네이버플러스 옵션 혜택 중 하나인 만큼, 넷플릭스 이용권이 새 옵션으로 추가되면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 넷플릭스는 지상파 3사와 SLL중앙 등 국내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에 콘텐츠 공급 확대를 제안하며서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이 웨이브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를 넷플릭스에도 제공하게 되면, 웨이브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OTT 시장에서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는 넷플릭스는 현재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167만명으로 티빙(787만명), 웨이브(427만명)를 크게 앞서고 있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사실상 국내 OTT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OTT 산업 10년의 조망과 2025년 OTT 전망’ 세미나에서 “(이런 상황에서는)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종속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국내 사업자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국내 OTT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두 플랫폼이 합병하면 단순 합산으로 총 1214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게 돼 시장 점유율 약 36%를 차지하게 된다. 약 34%의 점유율을 기록중인 넷플릭스를 단숨에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논의는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CJ ENM와 SK스퀘어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1년이 다 돼 가도록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양측 모두 콘텐츠와 가입자를 통합하는 물리적 합병을 앞두고 여전히 이해득실이 한창이고, 특히 추가 고객 확보 등 외연 확장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면서 합병 논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토종 OTT들이 파편화 될 경우,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드라마, 영화 등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외국 플랫폼업체에 종속될 가능성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콘텐츠 업체 한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지연되면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지원과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