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웃고 철강사는 울상…상반기 후판 가격 인하에 ‘희비교차’

시간 입력 2024-08-06 07:00:00 시간 수정 2024-08-05 15:09:0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양측, 90만원 초반대로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 마무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中 저가 철강재 유입 영향  
조선사, 하반기 원가 절감 기대…철강사는 수익성에 비상

포스코 포항제철소 2후판공장. <사진제공=포스코>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인하로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조선사들은 하반기에도 원가 절감 효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철강사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최근 후판 공급 가격을 소폭 인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은 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조선사와 철강사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총 두 차례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상반기 협상은 통상 4~5월 쯤 마무리되지만 올해는 양측의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이어지면서 7월 말에서야 마무리가 됐다.

업계 특성에 따라 후판 협상 가격은 공개되지 않지만, 지난해 상반기 톤당 약 100만원, 하반기 90만원 중반 대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90만원 초반 대에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올 들어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초 톤 당 140달러가 넘었던 철광석 가격은 이달 10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확대된 점도 국내 철강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톤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내수부진으로 철강제품에 대한 덤핑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중국산 비중을 20%에서 25% 이상 늘려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3~4년 치 일감을 쌓아둘 정도로 넉넉한 수주 잔량과 높은 선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 3사는 이번 후판 가격 인하로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후판이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철강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철강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매출 18조5100억원, 영업이익 7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43.3% 감소했다. 현대제철도 2분기 매출 6조414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15.4% 줄고, 영업이익은 78.9% 급감했다.

이에 현대제철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중국 후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후판 매출 비중이 약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수입 가격은 톤당 70만원 선으로 국내 후판 유통가격 대비 10만~20만원 저렴한 수준”이라면서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역시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입장차가 뚜렷해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