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뚝심 통했다”…두산에너빌리티, 유럽 원전 추가 수주 힘 보탠다

시간 입력 2024-07-18 17:45:00 시간 수정 2024-07-19 14: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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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등과 결성한 ‘팀코리아’로 24조 체코 원전 수주  
박정원 회장, 직접 수주 지원 행사 주관하며 성과 이끌어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 공급 예정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두산그룹>

두산에너빌리티가 ‘팀코리아’와 함께 24조원 규모에 달하는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탈원전 정책에도 원전 사업을 놓지 않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이 통했다는 평가다. 핵심 기자재 공급을 맡게 된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유럽은 물론 글로벌 원전 수출 확대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대우건설로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를 선정했다.

이 사업은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220㎞ 떨어진 두코바니와 130㎞ 떨어진 테믈린에 각각 2기씩 총 4기의 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국과 체코는 세부적인 계약 조건을 협상한 뒤 내년 3월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2029년 건설에 착수해 2036년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핵심 기자재 공급을 맡게 된 두산에너빌리티의 예상 사업비는 총 24조원 가운데 약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신규 원전에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공급한다.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수소‧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기술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기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다는 방침이다.

1869년에 설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두산스코다파워는 터빈 전문 제조사로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증기터빈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에 합류한 2009년 이후부터는 유럽을 넘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체코 프라하에서 두코바니 원전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열린 ‘두산 파트너십 데이’ 행사에 참석해 한국-체코 정부, 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체코 프라하에서 두코바니 원전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열린 ‘두산 파트너십 데이’ 행사에 참석해 한국-체코 정부, 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그룹>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수주를 위해 지난 5월 스코다JS 등 현지 발전설비 기업들과 체코 원전사업 수주를 전제로 원전 주기기 및 보조기기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현지로 달려가 한국과 체코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원전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해외수출 1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탈원전 정책에도 원전 사업을 놓지 않은 박 회장의 ‘뚝심 경영’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그룹은 2020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는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그 여파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도 했지만, 2년 만에 채권단 관리에서 조기 졸업한 박 회장은 소형모듈원전(SMR)을 포함한 원전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바탕으로 신규 원전을 검토 중인 유럽 및 글로벌 원전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단독으로 수주를 진행 중인 폴란드 퐁트누프 2기 외에도 올해 하반기 이후 입찰 예정인 UAE, 네덜란드, 영국,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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