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현대중서 분사 후 HD현대 주력 계열사로
전력 인프라 투자‧변압기 수요 증가로 초호황기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이어 2분기 전망도 밝아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공장 내부 전경. <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이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HD현대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겹치면서 ‘슈퍼사이클’을 맞았기 때문이다. 2017년 HD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후, 그룹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로 독립 법인 출범 7년을 맞았다.
회사는 2017년 분사 당시만 해도 독자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다. 실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006억원, 15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간 누적 적자가 25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전력기기 시장 호황이 본격화된 이후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2020년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2020년 영업이익 727억원으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22년 영업이익 1330억원에서 지난해 3152억원까지 급성장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178% 증가한 128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규 수주도 양호하다. 올해 1분기 수주액은 14억3800만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치인 37억4300만달러의 38.4%를 달성한 상태다. 수주잔고도 전년 동기 대비 66.4% 급증한 50억7600만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NH투자증권이 전망한 HD현대일렉트릭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8366억원, 영업이익은 113% 늘어난 1255억원이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수주잔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러한 고속 성장은 전력기기 산업의 전례 없는 호황 덕분이다. 북미 전력기기 수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구현을 위한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과 변압기의 설비 수요는 폭증하고 있는 추세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회사는 지난해 말 2조원대였던 시가총액이 올해 10조원대로 무려 5배가량 확대됐다. HD현대일렉트릭의 선전으로 HD현대 역시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 GS를 제치고 8위에 오르기도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에 각각 272억원과 18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약 20%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25년 10월까지 1173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중저압차단기 제조 공장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향 초고압 변압기는 기존 대비 높은 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충분한 납품 이력이 필요 없고 가격도 높은 상황”이라며 “올해 목표 신규 수주(37억달러) 달성에 어려움이 없는 상황 속 하반기부터 증설 효과까지 더해져 이익 확대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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