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건설기계 시장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0위권 진입
HD현대인프라와 북미 라인업 강화…신흥 시장 공략도 박차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 인수 추진…시너지 기대
두산밥캣이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와 손잡고 중형 장비를 확대한데 이어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 재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전 세계 건설기계 시장 10위에 이름을 올린만큼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영국 건설정보 전문그룹 KHL이 발표한 ‘2024년도 세계 건설기계 기업 순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10위로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했다. 시장 점유율은 3.1%로 0.2%포인트 올랐다.
두산밥캣이 자사 이름을 걸고 전 세계 건설기계 시장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두산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자회사였으나, 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HD현대에 매각하면서 2022년부터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세계 6위까지 올랐던 점유율은 2022년 14위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밥캣은 주력인 북미 건설기계 시장이 인프라 투자 정책으로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두산밥캣 북미 매출은 55억6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두산밥캣은 올해 북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달 HD현대인프라코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형 라인업을 확대했다. 두산밥캣이 HD현대인프라코어에 소형 장비를 공급해주고, HD현대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에 중형 장비를 공급해주는 방식이다
인프라 투자가 꾸준한 신흥국 시장 다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산밥캣은 최근 인도 첸나이 공장에 3400평 규모의 미니 굴착기 생산 라인을 준공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2028년 연간 8900만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지난해 인도법인의 판매량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회사는 2020년 매각했던 중장비용 유압부품 전문 기업 모트롤도 다시 품에 안게 됐다. 현재 모트롤 주식 100%를 2460억원에 인수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오는 9월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974년 설립된 모트롤은 우리나라 최초로 유압기기 개발을 시작한 업체로, 경상남도 창원과 중국 장쑤성 장인 공장에서 건설장비용 유압 모터와 펌프, 메인 콘트롤 밸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완전 전동화에 대비해 전기적으로 장비를 구동하고 제어하는 ‘E-드라이브’ 기술도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두산밥캣과 모트롤의 수직적 결합으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소형 건설기계에 모트롤 부품이 납품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상호 상승효과가 발생하고, 원재료 수급처의 다변화로 생산 안정화 이득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북미 등 선진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해 추가 인수합병(M&A) 기회를 계속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