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건설기계 수요 급증…‘포스트 차이나’로 급부상
HD현대건설기계, 현지 생산화로 시장 점유율 2위 올라
두산밥캣, 인도법인 최근 5년간 매출 연평균 22% 성장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인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과 역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는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과 달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특히 인도는 인구, 경제 성장률 등을 기반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1분기 전체 매출(979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반면 인도 매출(1454억원)은 17%나 증가했다.
2007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HD현대건설기계는 현재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인도 굴착기 시장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3.9%에서 1분기 17.4%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인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 히타치와 점유율 격차가 3.4%포인트에 불과한 수치다.
HD현대건설기계는 현지 부품 조달률을 최대 75%까지 끌어올린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을 낮추고 빠른 납기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북미 시장에 집중해온 두산밥캣도 최근 인도 첸나이에 미니 굴착기 생산동을 증설하며 인도 시장 비중 확대에 나섰다. 1만1300㎡ 규모의 생산동을 갖춘 미니 굴착기는 생산라인 설치 및 안정화 등을 거쳐 내년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두산밥캣 인도법인은 백호로더, 스키드-스티어 로더와 신규 생산제품인 미니 굴착기를 비롯해 벵갈루루 공장에서 제조하는 포터블파워 제품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연간 8900대의 장비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해 인도법인의 판매량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의 인도법인 매출도 지난 5년간 연평균 22% 늘었다. 현재 북미 매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하지만 인도 등의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인도는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핵심 지역”이라며 “두산밥캣 첸나이 공장은 세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 기지’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계 업계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과 역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는 북미, 유럽 등과 달리 건설기계 산업 전망이 밝은 대규모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건설기계 시장 규모는 2022년 66억6000만 달러에서 2030년 132억1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도로 철도, 도로 등 인프라 분야에 100조 루피(약 1640조원)를 투자하는 ‘가티 샤크티’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도는 모디 정부의 3선 기대감으로 견조한 시장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며 “총선 이후 소폭의 수요 조정 가능성이 있으나 과거 선거 대비 강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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