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차기 호위함 11척 구매 예정…연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함정 라이벌 HD현대重 vs 한화오션, KDDX에 이어 맞대결 예고
수주 시 미국 등 방산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 선점 가능할 듯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맞붙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번엔 호주로 전장을 옮겼다. 호주 정부는 10년 동안 약 111억 호주달러(약 10조원) 들여 호위함과 전투함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호주의 호위함 수주를 통해 향후 미국 등 주요 방산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는 ‘SEA 5000 사업’을 통해 차기 호위함 11척을 구매할 예정이다. 선도함을 포함한 3척은 수주한 국가 업체에서 건조하고 나머지 8척은 호주 현지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건조한다.
올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해당 사업은 호위함을 건조할 업체를 먼저 정한 뒤 그에 따라 최종 선형이 결정된다. 호주 정부는 한국, 일본, 스페인, 독일 등에 참여를 요청했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호위함 수주를 둘러싼 최종 맞대결을 펼친다. 양사 모두 최근 함정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수주전은 한층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업체 가운데 해외함정 분야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회사는 지난 1987년 뉴질랜드에 8400톤급 군수지원함을 인도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필리핀·페루 등 총 5개 국가에 18척의 함정을 수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호주 수주전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1조원 내외인 함정 매출을 오는 2030년 3조원, 2030년대 중반에는 5조원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청과 울산급 호위함 배치-Ⅲ 5‧6번함과 장보고Ⅲ 배치-Ⅱ3번함 건조 계약을 연이어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법인 USA홀딩스를 설립하고, 호주 방산 업체 오스탈 인수에 뛰어들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캐나다 최대 방산전시회인 CANSEC 전시회에 참가하며 해외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회사는 장보고-III(KSS-III) 배치-II 잠수함, 무인전력지휘통제함(고스트커맨더), 잠수함용 리튬전지 모듈 등 총 3종을 선보였다. 현재 건조중인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은 잠항지속능력, 무장탑재 능력 등이 업그레이드된 세계 최고의 디젤 잠수함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의 함정 건조 방산기업들 중 매출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호주 호위함 외에도 폴란드(3척)·캐나다(12척) 등에 3600톤급 잠수함을 수출하는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해 2031년엔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통적인 함정산업 강국들의 인프라가 노후화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국내 함정산업의 입지를 넓힐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호주 호위함 수주에 성공하면 미국 등 주요 방산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군사정보 전문업체 제인스에 따르면 세계 함정 방산은 향후 10년 간 820억달러, 1100여 척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함정 MRO 사업은 향후 30년간 연평균 약 70억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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