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4사, 1분기 수주잔고 77조2839억원…전년比 23.8%↑
한화에어로, 30조원 육박…K9 자주포 등으로 수출 확대 앞장
연내 폴란드‧루마니아‧이라크‧UAE 등과 수출 계약 기대
국내 방산업계의 수주잔고가 77조원을 넘어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K-방산의 강점으로 꼽히는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능력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을 앞세워 수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한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의 합산 수주잔고는 총 77조2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62조3964억원)와 비교해 약 23.8%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기준 29조8154억원으로 방산 4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주잔고를 달성했다. 지난해 폴란드 대량 수주 등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폴란드와 3조4758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152문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호주에 3조1649억원 규모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레드백 129대를 수출했다.
올해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60문과 천무 30대 이상을 인도할 예정이다. 루마니아 K9 자주포 수출도 임박한 상태다. 한화는 루마니아와 수출 계약에 대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계약은 1차 예상 물량만 54문, 금액은 총 11억5800만달러로 추산된다.
KAI의 1분기 수주잔고는 21조27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25조4123억원) 대비 16.2% 가량 감소하긴 했지만, 항공·전투기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우선, 2분기 중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라크에 수리온 첫 수출이 유력하다. 강구영 KAI 사장은 지난달 열린 ‘2024 이라크 방산전시회(IQDEX)’에서 이라크 국방장관에게 수리온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KF-21도 1조5000억원 규모의 6월 양산 계약도 있다.
LIG넥스원은 1분기 19조2876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 중이다. UAE와 2조70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3000억원 규모의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 수출 계약 등으로 전년(11조8216억원) 대비 63.1%나 늘었다.
회사는 이라크 수출도 앞두고 있다. 현재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상대국과 수출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이 협의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1분기 수주잔고 6조9091억원을 기록한 현대로템은 최근 페루 육군에 차륜형장갑차 K808 ‘백호’ 3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처음으로 중남미 지역에 진출했다.
회사는 폴란드와 180대 규모의 K2 전차 1차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루마니아 수출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현대로템은 최근 루마니아 갈라치에 위치한 스마르단 트레이닝 센터에서 K2 전차 사격 및 기동 시범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루마니아 고위 군 관계자들이 직접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는 지난 29일 한국과 UAE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한 만큼 중동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수출하는 무기류의 경우 협정문 발효 즉시 UAE 시장에서 관세가 철폐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K-방산과 한번 인연을 맺은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도 가능해 한국 방산업체에 대해 중동 국가들도 호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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