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협회가 미는 ‘펫보험’…삼성·DB 공세 강화, 1위 메리츠화재에 도전장

시간 입력 2024-04-04 17:54:23 시간 수정 2024-04-04 17:54:2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펫보험 시장 안정적 확장 기반 조성할 것”
10개 손보사, 협회 지원 힘입어 상품 경쟁력 강화 착수
삼성·DB·KB 등 손보사, 상품 개편하며 고객 유입 추진

메리츠화재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강세를 보이는 반려동물보험(이하 펫보험)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변화하는 인구구조 속 펫보험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데 따름이다. 이는 손해보험협회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메리츠화재를 뒤따르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의 시장 경쟁 구도가 주목된 상황이다.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저성장 기로에 놓인 손해보험산업의 지속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 반려동물 보험 시장의 안정적 확장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업무추진 방향을 세운 상태다.

우선 보험사와 수의업계(동물병원) 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동물진료체계 및 진료통계 기반을 마련하고 보험 대상 진료행위, 보장한도 등을 협의해 새로운 보험상품 및 보장 담보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비표준화 된 동물병원의 질병, 진료행위 명칭 등으로 진료비, 진료통계 등 동물 진료 현황 관련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해 보험사가 반려동물 보험상품의 적정한 보험료 산정 및 손해율 관리가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동물 진료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반려인 등이 동물병원에 요청할 경우 진료부 열람 및 사본 발급이 가능하도록 수의사법 개정을 적극 지원해 과잉진료, 보험사기 등 보험금 누수 요인 방지 및 반려동물보험의 지속·건전한 운영을 도모할 방침이다.

협회 측의 이 같은 노력은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펫보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보험사가 손해율에 대한 부담을 덜고 반려인 니즈에 맞는 상품의 출시를 통해 시장을 확대할 기회를 마련한 데 따름이다.

이에 손보사들 역시 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며 펫보험 상품군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는 반려견을 위한 다이렉트 전용 상품 ‘착한펫보험’을 새롭게 출시했다. 반려견의 입·통원의료비 및 수술비, 펫장례 서비스 지원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펫보험에 가입할 의향은 있지만 보험료 납부에 대한 부담으로 가입을 주저하는 반려인을 위해 동물등록증 등록 시 월 보험료 5%의 할인 혜택과 함께 월 최저 보험료 1만원대 이하의 고객 맞춤형 보험료를 제시하며 가격 부담도 줄였다.

DB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의료비 보장 위주의 심플한 담보구성으로 고객의 가입 편의성을 높인 ‘펫블리 반려견보험’에 이어 올 초에는 ‘펫블리 반려묘보험’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가입률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자동차보험 내 ‘반려동물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을 선보이며 반려동물 보장에 대한 폭을 넓히기도 했다.

KB손해보험도 이달 초 ‘KB금쪽같은 펫보험’ 상품 개정을 통해 반려동물 치료비 보장을 확대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특화 보장을 신설하는 등 상품 경쟁력을 대폭 강화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치료비 보장 비율을 90%까지 확대하고 자기부담금이 없는 플랜을 추가해 상품 경쟁력을 대폭 강화한 펫보험 상품을 출시한 이후 같은 해 9월 만성질환이 있거나 큰 병으로 아팠던 반려동물도 해당 질병과 연관된 부위만 제외하고 보장하는 부담보 인수를 신설해 가입 문턱을 더욱 낮춘 데 이은 추가적인 행보다.

손보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펫보험에 대한 고객 관심 확대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말 손보 10개사(메리츠, 한화, 롯데, 삼성, 현대, KB, DB, 농협, ACE, 캐롯)의 일반, 장기상품 합산 기준 펫보험 보험 계약 건수는 10만9088건으로 전년 7만1896건 대비 51.7% 증가했다. 이는 전년도 증가율인 39.0%(2만169건) 보다 12.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새로 체결된 신계약 건수는 5만8456건으로 2018년 펫보험 첫 출시 이후 처음으로 5만건을 넘어섰다. 지난 2022년 신계약이 3만5140건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66.4%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펫보험 원수보험료는 468억4784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87억5423만원 대비 62.9%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손보사들의 경쟁은 펫보험 업계 1위인 메리츠화재의 점유율에도 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정확한 시장 점유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 10월 국내 최초로 펫보험(펫퍼민트)을 출시한 메리츠화재의 누적 신계약 체결 건수가 지난해 말 기준 약 8만5000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뒤를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이 바짝 뒤쫓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국정과제로 선정된 이후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책이 잇따르며 시장이 활성화되는 추세”라며 “가입률이 증가하는 상황 속 보장 및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상품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