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수수료 경쟁 ‘부메랑’…투자열기에도 전통 강자 키움·미래에셋 수익 감소

시간 입력 2024-03-20 12:00:00 시간 수정 2024-03-19 17: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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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사 중 삼성·토스만 늘어…카카오페이 2배 늘었지만 10위권 진입 실패
출혈경쟁·당국 인하 압박 탓…삼성증권·토스증권은 소폭 성장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 투자자)’열풍이 불 정도로 해외주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 정작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 간 경쟁 격화로 불거진 수수료 출혈경쟁,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토스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기존 리테일 강자인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증권사의 외화증권수탁 수수료수익은 6946억원으로 전년 7243억원보다 4.1% 줄었다.

해외주식에 대한 인기가 날로 달아오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628억원 수준이던 국내 투자자의 예탁원을 통한 외화증권 보관액은 올 1월 731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증권사 간 경쟁과 당국의 수수료 인하 지침에 따라 수수료 수익은 도리어 감소했다.

각 증권사별로는 대체로 전년 대비 감소한 곳들이 많았지만, 삼성증권과 토스증권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삼성증권은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로 1232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1148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신설한 바 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 낮 시간에 지구 반대편의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간 미국주식은 시차 때문에 정규시장 기준 우리 시간으로는 야간(오후 11시30분~익일 오전 6시)에만 거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면서 고객층이 대거 몰렸다는 설명이다.

뒤이어 미래에셋증권이 1231억원의 해외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이며 근소한 차이로 삼성증권에 1위를 내줬다. 이는 전년 1499억원보다 17.9% 감소한 수치다.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도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이 1262억원에서 1068억원으로 15.4% 빠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사태와 영풍제지 미수금 발생 등 잇따른 악재로 리테일 시장점유율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도 732억원에서 713억원으로 수익이 감소했다.

반면 토스증권은 380억원에서 667억원으로 75.5%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체 순위로도 대형사들을 제치고 5위권에 들었다. 간편성과 접근성을 무기로 리테일 고객층을 끌어들인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수익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5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밖에 해외주식 수수료수익 기준 상위 10위권에 든 증권사들도 모두 전년 대비 수익이 줄었다. △한국투자증권 597억원(전년 대비 5.8%감소) △KB증권 539억원(2.9% 감소) △신한투자증권 394억원(13.2% 감소) △대신증권 157억원(19.1% 감소) △하나증권 130억원(7.8% 감소) 순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이 22억원에서 5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지만 11위에 머물며 10위권 진입은 아쉽게 실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금융(IB) 시장이 침체되면서 리테일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수료 인하 경쟁이 갈수록 불붙고 있다”며 “사실상 제로 수수료 정책을 펼치는 곳들도 많아 수익 감소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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