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 많이 팔았지만…판매 증가율은 ‘최하위’

시간 입력 2024-02-13 17:47:00 시간 수정 2024-02-13 17: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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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기차 56만대 판매…전년 대비 10.4%↑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사 중 증가율 가장 낮아
전기차 수요 둔화 대응…보급형 전기차 속속 출시

현대차 아이오닉5.<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낮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비야디와 미국 테슬라가 자국 정부 지원, 가격 인하 전략 등에 힘입어 고공 성장을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EV4를 필두로 한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워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1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80개국에서 인도된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상용차 포함)는 1406만1000대로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기업별 판매량을 보면 중국 비야디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전년 대비 58.3% 급증한 288만3000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테슬라는 37.7% 증가한 180만9000대로 2위, 독일 폭스바겐은 20.7% 늘어난 99만3000대로 3위에 올랐다.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10.8% 증가한 90만8000대로 4위, 중국 지리자동차는 43.4% 늘어난 89만6000대로 5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비야디와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내세운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질주를 이어가며 대부분 기업이 2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스텔란티스(56만9000대·6위)에 이어 7위에 머물렀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56만대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다만 판매 증가율을 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현대차·기아 다음으로 지난해 독일 BMW가 전년 대비 26.8% 증가한 52만7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8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국 광저우자동차는 82.5% 급증한 52만6000대로 9위, 중국 창안자동차는 69.5% 늘어난 46만6000대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 지역별 판매량의 경우 중국에서 전년 대비 34.6% 증가한 841만3000대가 판매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9.8%를 점유했다. 2022년과 비교해도 0.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18.1% 증가한 312만1000대가 판매돼 22.2%의 시장 점유율을, 북미에서는 49.1% 늘어난 166만2000대가 판매돼 11.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47.9% 급증한 67만3000대가 판매돼 4.8%의 시장 점유율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2022년 말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폐지·축소와 고금리 여파로 인한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 속에서도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견조한 수요를 나타내며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리어답터들의 초기 구매 수요 완결로 더욱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고려하는 소비자층이 공략 대상이 됐다”며 “향후 성능보다는 가격 중심의 트렌드가 유지되는 동안 다양한 중저가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아 EV3 콘셉트.<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아쉬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이유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양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에도 전기차 판매 선방을 이뤄냈지만, 리스·렌트 등 상업용 차량을 제외하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열세에 있다. 유럽 각국의 까다로운 보조금 지급 조건과 연비 규제 강화 등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한다. 전기차 대중화 선도를 위한 보급형 전기차 시장 선점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안에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을 출시한다.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으로, 기아 레이 EV와 배터리·모터 등 핵심 부품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2분기 소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3를, 4분기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수요를 잡는 것이 올해 현대차·기아의 주요 과제 중 하나”라며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강화와 함께 가성비 높은 전기차를 늘려 해외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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