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타고 파리로?…티웨이항공, 대한항공 유럽 노선 확보 ‘급물살’

시간 입력 2024-01-16 17:50:00 시간 수정 2024-01-16 17: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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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가능성↑
파리·로마 등 유럽 4개 노선 이관 후보 티웨이 유력
티웨이, 샤를드골 공항 직원 채용…대형기 도입 과제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제공=티웨이항공>

지난해 진에어를 제치고 국내 LCC 업계 2위로 올라선 티웨이항공이 올해 대한항공의 일부 유럽 노선 운수권을 넘겨받을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열쇠를 쥔 EU 집행위원회가 시정 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승인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시정 조치안에 포함된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슬롯 반납과 관련해 이를 이관받을 후보로 티웨이항공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5월 국내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4개 유럽 노선에서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정 조치안 제출을 요구했다.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 중 이들 4개 노선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과 중복되기 때문이다. 이후 EU 경쟁당국이 꾸준히 제기해 온 양사 결합에 따른 노선 독점 우려 해소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EU 집행위원회에 이들 4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과 공항 이착륙 허용 횟수를 뜻하는 슬롯 일부를 국내 LCC에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경쟁 제한 우려 해소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함께 거론됐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유럽 대신 미주 노선에서 독점 우려를 해소할 카드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티웨이항공에 대한 정보 요청(RFI·Requests For Information) 절차를 마무리했다. RFI는 EU 집행위원회가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기업 또는 법인에 특정 정보를 기한 내에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여객 노선의 경쟁 제한 해소 노력과 관련해 여러 번 RFI를 요구받았고, 최근 회신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제공=대한항공>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의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을 LCC로 부상한 건 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에 대한 최종 승인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현재 시정 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담은 결정문 초안을 작성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EU 집행위원회의 결정문 초안이 마련되면 유관 총국 의견 수렴, 27개 회원국 경쟁당국 자문 등을 거쳐 집행위원단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앞서 EU 경쟁당국이 지정한 심사 마감 기한이 오는 2월 14일인 점을 고려하면 공식 발표는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확정 시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마무리까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최종 판단만 남겨두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집행위로부터 공식 접수한 사안은 아직 없으나, 최종 승인 시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티웨이항공은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발권, 승객 좌석 배정, 수하물 처리 등을 담당할 지상직 직원 채용에 나선 상태다. 이번 채용은 티웨이항공이 합병된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을 유럽 4개 노선에 취항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 통상적으로 항공사는 해외 노선에서 정기편을 운항하기 위해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잡고 현지 지점을 구축한다.

다만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대형기 A330-300으로는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유럽 서부 운항이 사실상 어렵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A330-200 등 항속거리가 더 긴 항공기를 대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말 기준 A330-300 3대를 비롯해 총 30대의 기재를 보유한 티웨이항공은 올해 대형기 2대를 포함해 7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오는 6월 18일부터는 주 3회 일정으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이 경우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은 최대 5개로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과점 규제가 까다로운 EU의 문턱을 넘으면 연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가능성이 커진다”며 “티웨이항공이 수익성이 높은 유럽 노선을 확보하게 되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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