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된 ‘재무통’ 서강현, 현대제철 구원투수 될까  

시간 입력 2023-11-20 18:02:31 시간 수정 2023-11-21 07: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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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령탑으로 재무 전문가 서강현 부사장 선임
임단협 타결‧실적 개선‧신사업 추진 등 과제 산적

서강현 현대제철 신임 사장. <사진제공=현대제철>
서강현 현대제철 신임 사장.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새 수장을 맞았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을 사장 자리에 올린 것. 현대제철은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 타결과 실적 개선 및 신사업 추진 등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다. 서 신임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 전문가’ 안동일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현대제철을 이끌게 된 서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서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제경영을 졸업한 뒤 현대차그룹에 입사해 현대차 회계관리실장, 현대제철 재경본부장,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냈다. 그는 현대차 CFO 재임 기간에 회사가 매출·영업이익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경영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서 사장은 재무구조 안정화 및 수익성 관리 등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 현대차의 기획 부문도 겸임하면서 회사의 중장기 방향 수립 및 미래 관점의 투자 확대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는 현대제철 CFO를 맡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도 있다. 이에 서 사장은 현대제철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함께 향후 신규 수요 발굴 및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 사업 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이 철강 전문가가 아닌 재무 전문가를 새 수장 자리에 앉힌 것은 건설경기 부진과 산업용 전기요금 및 철광석 가격 인상 등 생산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재무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서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국내 철강사 중 유일하게 매듭짓지 못한 올해 임단협을 타결시켜야 한다. 지난 9월 15일 올해 임금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현대제철 노사는 15차례 교섭에도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사측은 15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원 인상(정기승호 포함) △사업목표 달성 성과금 300% △생산 장려 격려금 500만원 등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만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 25%를 70주년 특별공로금으로 지급 등을 고수하고 있다.

실적 개선에 따른 수익성 강화도 시급하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 시황 둔화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8% 감소한 2284억원, 매출은 10.2% 감소한 6조283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2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51.0%) 났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업황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 사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이라는 막중한 임무도 맡고 있다. 현대제철은 향후 신규 수요 발굴 및 제품 개발을 추진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기존 초고장력강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성형성을 향상시킨 3세대 강판 생산 설비를 구축해 2025년 2분기까지 상업생산에 돌입, 자동차 전동화 전환 트렌드에 대응할 예정이다.

또 국내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유럽‧동아시아 해상풍력 프로젝트 및 글로벌 건설기계용 수요 확보 등 비조선향 후판 프로젝트 수주 활동에도 적극 매진하고 있다. 강관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를 신설하고,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 및 미래사업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전문사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다.

재계 관계자는 “안동일 사장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는데도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은 성과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미래 핵심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결단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당분간 철강 시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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