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로봇’이 용접하는 조선소…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가다  

시간 입력 2023-10-30 14:00:00 시간 수정 2023-10-30 08: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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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미래 친환경 기술의 요람’ 거제사업장 방문  
‘로봇’ 기반 디지털‧자동화 ‘스마트 야드’ 구축 목표  
고부가가치 미래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건조 박차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 1도크에서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저 위에 한화라고 적혀 있는 게 조선소를 상징하는 골리앗 크레인입니다. 현재 각 도크장 마다 총 4개가 있는데, 초대형 선박에 들어가는 블록 등 900t급 중량물을 최고 91m 높이까지 들 수 있습니다.”

27일 방문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 1도크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단연 우뚝 솟은 노란색 초대형 갠트리 크레인이었다. 서비스 크레인을 제외하고 약 103m의 높이(1도크 기준)를 자랑하는 골리앗 크레인은 ‘DSME 대우조선해양’이 아닌 ‘한화’의 영문 이니셜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골리앗 크레인이 자리 잡은 제 1도크는 길이 530m, 폭 131m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여러 종류의 다양한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도크에서는 가장 수익성이 좋은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에 동시 건조를 시작으로 제 1도크는 LNG선 4척을 연속적으로 건조하고, 제 2도크도 내년부터 LNG운반선 연속 건조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2024년에는 22척, 2025년은 24척을 연속 건조하는 등 역대 최다 LNG운반선 건조 기록을 매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미래의 ‘스마트 조선소’를 실현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사람’과 ‘경험’ 중심의 생산에서 ‘데이터’와 ‘로봇’ 기반의 디지털 및 자동화 방식으로 전환하는 스마트 야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생산 현장 자동화율이 10%에 그치지만, 향후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 디지털 생산센터는 지난 2021년 조선업계 최초로 설립됐다. 여의도 면적의 1.5배(490만㎡, 150만평)에 이르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일일이 누비거나 전화로 확인하지 않고도 한눈에 파악하고, 문제 발생 시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곳이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건조 중인 블록 위치와 생산 공정 정보 현황 등을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 등 2개의 센터로 구성돼 있다.

권순도 한화오션 스마트야드 연구팀장은 “‘스마트’라는 단어가 조선소에선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한화오션은 연결화, 자동화, 지능화를 통해서 실시간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계획과 실행이 일치되는 스마트 야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탑재론지 용접로봇이 용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각종 데이터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용접과 도장으로 대표되는 생산 현장의 여러 공정에 자동화도 이뤄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한화오션이 지능형 생산혁신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생산 현장에서 용접 및 가공 등 주요 공정에서 활용하고 있는 로봇은 협동 로봇을 비롯해 총 10여개 분야 80여개에 달한다.

특히 이날 용접 모습을 시연한 탑재론지 용접로봇은 한화오션이 직접 설계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로봇이다. 무게 17kg급에 달하는 해당 로봇은 현재 소형 경량 로봇 기구부 설계 및 현장 테스트를 수행한 상태다.

이날 기자가 직접 마주한 탑재론지 용접로봇은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빠른 속도로 용접을 해냈다. 해당 로봇은 3년 이상 된 용접사 수준을 자랑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탑재론지 용접로봇 4대를 개발 중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박종민 한화오션 용접기술 연구팀 책임 연구원은 “향후 조선업계 최초 밀폐구역(이중선체)용 용접로봇 개발 및 적용과 여성 및 저기량 용접사 로봇 운영으로 고기량 용접사에 대한 인력난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위험도가 높은 작업 분야인 선행 전처리 및 도장 분야를 중심으로 자동·무인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후행 공정 분야에도 조선업 최초 무레일 용접시스템 개발, 전선 포설 자동화 장비 개발 성공 및 현장 보급으로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슬로싱 모션 플랫폼.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와 슬로싱 연구센터를 업계 최초로 설립해 운영 중이다. LNG, 암모니아 등 친환경 추진연료 관련 신기술 개발 및 친환경 운반선(화물창) 관련 기술 개발은 이 두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화오션의 핵심 연구시설로 꼽히는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는 2015년 전 세계 조선소 중 최초로 만들어진 극저온 연구시설이다. 국내 조선소 중 처음으로 극저온가스 취급 인증을 받아 자체 개발품의 성능시험과 기술 검증을 자체적으로 시행 중이다. LNG운반선의 표준을 바꾼 LNG 재액화장치는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실증을 거친 뒤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실제 선박에 적용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슬로싱’으로 인한 선박 피해 최소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선박으로 화물을 운반할 경우 액체는 선박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슬로싱이라고 한다. 슬로싱 현상은 선박 화물탱크 벽면에 충격을 주게 되는데, LNG와 같은 극저온의 화물이나 암모니아와 같이 독성을 함유하고 있는 액체가 화물탱크를 깨뜨리고 유출되면 주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슬로싱 연구센터에는 모형탱크에 대해 실험이 가능한 슬로싱 모션 플랫폼 2기와 500여개의 압력 센서, 500채널의 데이터 획득 장치 등을 구비하고 있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무인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24시간 실험이 이뤄진다. 기자는 이날 슬로싱 연구센터에서 화물창에 대한 슬로싱 연구 모습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슬로싱 모션 플랫폼은 물을 담은 상태에서 좌우로 움직이며 선박의 움직임과 흡사한 모습을 구현해내고 있었다.

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는 현재 가장 활발하게 발주되고 있는 LNG운반선의 화물창에 대한 슬로싱 연구뿐만 아니라 9만8000㎥급 액화에틸렌운반선(VLEC)의 화물창과 액화이산화탄소(LCO2) 화물창의 슬로싱 하중 평가를 수행하며 다양한 액화 가스 운반선 화물창 하중 해석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오션 슬로싱 연구센터 연구원은 “슬로싱 연구를 통해 선박의 안전성을 확보해 줄 뿐만 아니라 운송량을 효율적으로 조절 가능하게 함으로써 선주사의 물류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친환경 연료로 부각될 암모니아와 액화수소에 대한 슬로싱 하중 평가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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