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조 시장 잡아라…조선 3사, 자율운항 기술 개발 ‘박차’  

시간 입력 2023-09-21 07:00:01 시간 수정 2023-09-20 16:06:55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전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 2030년 337조원까지 성장
3사, 자율운항 솔루션 구축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 각축전

HD한국조선해양의 기관자동화솔루션이 탑재된 18만톤급 LNG 추진 벌크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업계가 자율운항선박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및 디지털기술 기반의 자율운항선박은 해상 운송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기술로 꼽힌다. 이에 조선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자율운항 솔루션을 구축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운항선박시장 규모는 2015년 544억달러(약 72조원), 2025년 1550억달러(약 206조원)에 이어 2030년에는 2541억달러(약 33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운항선박 등급은 국제해사기구(IMO) 기준에 따라 총 4단계로 구분된다. 레벨1은 선원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선박, 레벨2는 선원이 승선한 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선박을 말한다. 레벨3은 선원이 승선하지 않고도 원격 제어 및 기관 자동화가 가능한 선박, 레벨4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선박이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HD현대가 해당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를 출범시켰다. 아비커스는 레벨2에 해당하는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 2.0’을 적용해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뉴보트 도크’를 출시하고, 레저보트용 자율운항시스템 시장에도 진출했다. 아비커스는 그동안 주력해왔던 대형상선을 넘어 레저보트 시장에서도 자율운항기술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를 탑재한 선박을 인도했다. H-LINE해운의 18만톤급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벌크선에 AI 기반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 후 인도에 성공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H-LINE해운과 공동으로 개발해 탑재한 기관자동화솔루션은 통합상태진단솔루션(HiCBM)과 통합안전관제솔루션(HiCAMS)이다. 두 솔루션은 선박 주요 장비에 대한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화재와 같은 비상 및 돌발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선박 운항 시 기관사·갑판원을 대신하는 AI 선원 역할을 수행한다.

후발주자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자율운항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독자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SAS)과 스마트십 시스템(SVESSEL)을 탑재한 대형 컨테이너선을 대만까지 약 1500Km 운항하며 자율운항기술 실증을 완료했다.

회사는 실증을 통해 운항 중 반경 50Km 이내의 선박, 부표 등 9000개 이상의 장애물을 정확히 식별하는 한편, 90번에 걸친 실제 선박과의 조우 상황에서 안전하게 우회 경로를 안내한 것을 확인했다. 내년 1월에는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반 선박 관리’ 플랫폼을 팬오션 17만4000㎥ LNG운반선에 탑재해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해 11월 자율운항선 해상 시험을 통해 자율운항 솔루션에 대한 기술검증을 완료했다. 회사는 조만간 확보된 자율운항 기술을 실선에 적용해 검증하고, 오는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운항선박은 해상 운송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십 솔루션이 탑재되면 선사는 선원들의 업무경감과 선박 운영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온실가스 배출 저감으로 이어져 글로벌 해운업계의 탄소중립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IMO는 최근 2050년까지 해운업 분야의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달성을 선언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 시대의 도래는 필연적”이라면서 “해상 테스트와 실선 탑재 실적이 아직까지는 부족하지만, 국내 조선업계도 관련 기술을 꾸준히 확보해 현재 안전운항을 위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ceo스코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