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마음 돌린 미래에셋證, 해외증권 수수료 ‘1위’ 탈환

시간 입력 2022-11-23 07:00:02 시간 수정 2022-11-22 17: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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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서학개미…외화증권 보관·결제액 연중 최저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규모 5616억…전년比 12%↓
미래에셋證, 증권사 중 유일한 1000억원대 기록

지난해 급증했던 서학개미의 투자심리가 올 들어 위축되면서 증권사의 알짜 수익원이었던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외화증권 수탁수수료)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줄어들면서 외화증권 보관금액과 결제금액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인 데 이어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0억원대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을 거둬 주목된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3분기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80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3.2% 감소한 수치다.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880억2000만달러로 2분기 대비 9.5% 줄었다.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작년 4분기에 1000억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다시 800억 달러 규모로 줄어들며 반등 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보관금액은 1005억9000만 달러, 결제금액은 1293억9000만 달러로 최대치를 찍었다. 올 1분기만 하더라도 보관금액 1016억8000만 달러, 결제금액 1106억9000만 달러를 유지하며 모두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보관금액 835억, 결제금액 973억 달러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전체 시장이 축소되며 증권사들이 올해 주식 중개로 벌어들인 수탁수수료 수익도 줄어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9개 증권사의 올 3분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5615억992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369억8664만원) 대비 11.9% 줄어든 규모다.

얼어붙은 투자심리 가운데서도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0억원대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규모를 지키며 1위 자리에 올랐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1190억1837만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3.69% 증가했다.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보기 드문 증가세를 띤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5년간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부문에서 1위를 지키고 있었으나, 지난해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에 밀려 3위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며 해외주식 분야의 강자 자리를 공고히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증가 추세는 지지부진한 최근 미국 장세에서 오히려 서학개미의 저가 매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저가 매수 수요와 시장 회복분에 따른 평가이익 증가에 따라 오히려 해외주식자산이 순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이 우호적일수록 자산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간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국내 주식 중개 수수료보다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알짜 수익원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학개미 투자 붐이 일며 증권사 차원에서도 서학개미 유치를 위해 관련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 국내외 주식 시장이 위축되며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또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감소세가 컸다.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던 삼성증권은 올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이며 규모가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올 3분기까지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898억50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9.3%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키움증권 역시 전년 대비 17.64% 감소한 964억5162만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 513억1903만원(-27.48%) △KB증권 428억1181만원(-17.16%) △NH투자증권 546억3890만원(-13.17%)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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