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산운용 이익기여도 높일 중장기전략 수립
올해 3분기 37조 규모…내년 해외 부동산 운용사 추가 인수 계획
삼성생명이 해외 대체투자 규모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해외 자산운용사 지분 취득, 대규모 펀드 투자 약정 등에 이어 내년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수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령화, 경쟁 심화 등으로 침체된 시장 상황을 자산운용 역량 강화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의 대체투자 자산 규모는 28조3000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224조원)의 12.6%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의 대체투자 자산은 2018년 18조8000억원, 2019년 20조9000억원, 2020년 23조5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약 37조원으로 그 증가폭이 더 가팔라졌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 투자 상품 대신 부동산과 사모펀드, 항공기 등에 투자하는 방식을 뜻한다. 상대적으로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고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투자 방식으로 여겨진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해 초 ‘2030 중장기 전략’을 통해 해외보험과 자산운용의 이익 기여도를 전체 이익의 30%, 32%로 각각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삼성생명은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그해 5월 영국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세빌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Savills IM)’의 지분 25%를 취득하며 글로벌 자산운용 사업 확장의 속도를 높였다. 또 지분인수 거래완료 시점 이후 4년간 1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위탁운용도 약정했다.
지난 9월에는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이름으로 글로벌 최대 사모펀드(PE) 운용사 ‘블랙스톤’과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삼성생명이 5억2000만 달러, 삼성화재가 1억3000만 달러 등 총 6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약정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블랙스톤이 운용하는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PE펀드 등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펀드 관리는 삼성생명의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이 담당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블랙스톤은 글로벌 자산운용 사업 확대 전략에 알맞은 회사로 약정을 할 수 있어서 뜻 깊다”며 “앞으로 수익기반 강화 및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자산운용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해외 기업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해외 대체투자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우정사업본부와 4000억원 규모의 해외 공동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향후 10년간 글로벌 운용사가 제안하는 해외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생명은 내년에도 미국과 유럽 부동산 및 인프라 관련 운용사를 추가로 인수, 자산운용을 수익창출의 핵심축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삼성생명이 해외 대체투자 확대에 힘을 싣는 이유로는 국내 보험시장이 성장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보험시장은 저출산,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미래 성장 기반이 약화한 데다, 시장 포화로 특색있는 상품 발굴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험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는 2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줄었다. 수입보험료에서 보험금과 실제사업비를 제외한 보험영업흐름은 2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영묵 대표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산업의 위기를 지적한 바 있다. 산업의 근간인 인구수가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고 빅테크 등의 보험업 진출로 인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자산운용과 신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산운용은 운용계열사와 보다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만들고,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더 빠르고 더 넓게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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