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반기엔 반도체도 ‘내리막’… “투자, 탄력조정” 비상경영

시간 입력 2022-07-28 17:23:14 시간 수정 2022-07-29 14: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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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도 반도체가 실적 견인… DS부문, 분기 최대 매출 경신
하반기 반도체 경기 둔화 뚜렷… 가트너 “내년엔 역성장” 비관적 전망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침체 등 우려에도 2분기 영업익 14조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다만 그동안 장기간 호황을 이어오던 반도체도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단기적인 투자계획 조정, 재고관리 까지 언급하면서 사실상 비상경영을 예고했다. 

28일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액 77조2036억원, 영업이익 14조9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25%, 영업이익은 12.18% 증가한 수치다.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 분기 매출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 등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수요둔화 등 복합적인 악재속에서도 핵심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 10조원대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DS(반도체) 부문은 2분기 매출 28조5000조원, 영업이익 9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견조한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확대해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SDC) 부문도 주요 고객 플래그십 모델 수요가 지속되면서, 2분기 매출 7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6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대형 패널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초기 비용과 액정표시장치(LCD) 판가 하락 등으로 실적이 둔화됐다.

가전과 모바일 부문인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의 2분기 매출은 44조4600억원, 영업이익 3조2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MX(모바일)는 원가 상승과 부정적 환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신모델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또한 네트워크는 수주된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이외에 생활가전은 원가 부담 상황이 지속되며 이익은 감소했으나, 비스포크 글로벌 확산과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 반도체는 '재고 관리', 모바일은 '폴더블 집중' 나선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호조로 나름 2분기에도 선방했지만, 하반기에는 최악의 상황과 맞딱뜨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역대급의 분기 매출액을 달성하고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암울한 전망들을 쏟아냈다. 

당장,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 하반기부터 내리막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직전 분기에 발표한 기존 13.6%에서 7.4%로 대폭 낮췄다. 특히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2.5% 역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로 반도체를 비롯해 전 사업부문에서 재고 관리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재고관리를 통해 초과 공급을 막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요 상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나친 낙관론, 비관론보다는 다각도로 여러 요소를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반도체 경기둔화에 따라, 하반기부터 캐펙스(CAPAX·설비투자)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서 시장 상황이 어두운 만큼 투자폭을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7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투자를 상당폭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강조했던 투자원칙은 변함없다"면서도 "다양한 매크로(거시경제) 이슈가 이어지는 상황인만큼,  재고를 활용해 유연하게 공급하고, 단기설비 투자 계획도 이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 있어서는 선단 공정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현재 신규 라인인 평택은 2023년, 미국 테일러는 2024년을 가동을 목표로 투자가 진행 중이며, 오는 2025년에는 자체적으로 투자 제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안정적 공급을 위해 중장기 시장 및 경제성, 수익성을 포함한 여러가지 요소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투자 제원 마련을 위한 가격현실화와 비용 개선을 통해 수익성 지속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저하에 따른 모바일 수요 감소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신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폴더블폰 시장을 대중화시키고 초기부터 충분한 런칭 물량을 확보해 출시 직후부터 공급 문제에 직면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폴더블이 기존 노트시리즈 보다 고객에게 호응받는 대세로 자리잡고 고성장을 이어가 매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경험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지고 폴더블과 같은 첨단 기술이 대중화되며 플래그십 위주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는 앞서 LCD 사업을 철수하고 사업구조를 전환한 만큼, 상반기 대비 개선된 하반기 실적을 기대하고 있지만, 외부 변수가 많아 실적 변동성은 예년대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OLED 제품은 프리미엄 수요가 높아 지속적인 판매를 예상했으며, 대형 패널 사업은 QD(퀀텀닷)을 탑재한 제품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앞둔 만큼 수익을 낼 것으로 봤다.

또한 삼성전자는 4차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한 메타버스 시장에도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시장 자체가 초기단계부터 디스플레이 등을 잘 준비해야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디스플레이를 수십년간 이끌었던 노하우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준비하고, 시장을 선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편은지 기자 / silve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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