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규모 수주 잭팟에 기술력 확보 집중…KDDX 사업 재평가 주장 나와
현대중공업그룹(회장 권오갑)의 대우조선해양(대표 이성근) 인수합병(M&A) 진행이 더딘 가운데 양사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와 기술 인증 등 사업이 순항 중인 반면 현대중공업은 방산 수주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유럽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6척을 총 2조74억 원에 수주했다. LNG선 한 척당 3379억 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 선주의 쇄빙 LNG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누적 수주 달성액은 33억 달러를 기록, 수주 달성률은 기존 21%에서 46%로 확대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 달성률이 29%(45억2000만 달러), 삼성중공업(10억 달러)이 12% 수준인 점에 비춰 두드러진 성과다.
이번 러시아 발주를 시작으로 캐나다, 모잠비크,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선사의 LNG선 발주가 이어질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추가 수주를 도모하면서 신기술 개발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열간가공 작업에 인공지능(AI) 로봇 시스템을 적용, 생산성 향상에 나선 한편 미국 선급 ABS로부터는 성능과 안전을 강화한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5월 세계 최초로 FLNG를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반면 현대중공업은 방산 수주와 관련한 논란에 휩씨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 절차도 코로나19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현재는 연내 결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수주전에서 맞붙었다. 구축함 6척 건조에 7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올해 방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꼽혀왔다.
양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 결과 지난 8월 현대중공업이 0.056점 차로 대우조선해양에 앞서며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KDDX 기밀을 빼돌리는 등 기밀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으면서 사업 재평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M&A도 안갯속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유럽연합(EU)·일본·중국·카자흐스탄·싱가포르 등 6개 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로부터 승인 판정을 받았다.
EU는 기업결합심사와 관련 코로나19를 이유로 세 차례나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다. EU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양사의 시장 점유율이 21%로 커지는 점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EU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연말까지 아니면 내년 초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건 없는 승인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레미디(remedy·개선)를 해서 시정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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