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4사 합산 1조1161억…삼성노블라이프 납입자본금 4635억으로 최대

주요 생보사 요양 자회사 총자산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요양 자회사가 1년 동안 몸집을 크게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생명과 하나생명이 신규 자회사를 잇달아 설립하며 요양시장에 뛰어든 데다, 선발 주자인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도 꾸준히 자본을 확충하면서 생보사들 간 요양사업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생보사 요양 자회사는 노인요양시설이나 주·야간보호센터 등을 직접 설립·운영하는 별도 법인을 말한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공적 장기요양보험 재정 압박이 맞물리면서 생보사들이 기존 보험 영역을 넘어 라이프케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삼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요양 자회사 총자산 합산액은 1조116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3월 기준 KB골든라이프케어(1797억원)와 신한라이프케어(746억원) 2개사 합산 2543억원 대비 약 4.4배 불어난 수치다. 1년 전에는 공시 대상에 KB골든라이프케어와 신한라이프케어만 이름을 올렸으나 올해 3월에는 삼성생명과 하나생명이 더해져 4개사로 늘었다.
4개사 가운데 총자산이 가장 큰 곳은 삼성생명의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다. 총자산은 7348억원, 납입자본금은 4635억원으로 나머지 3사를 압도한다. 삼성노블라이프는 지난해 8월 삼성생명이 100% 출자해 설립됐다. 올해 2월에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해온 삼성노블카운티도 편입·통합했다. 이로써 기존 시설 자산이 한꺼번에 이관되면서 총자산 규모가 단기간에 가장 크게 나타났다.
삼성노블라이프를 제외한 3사 가운데 총자산이 가장 큰 곳은 KB라이프의 ‘KB골든라이프케어’다. 총자산은 지난해 3월 1797억원에서 올해 3월 2553억원으로 757억원(42.1%) 증가했다. 납입자본금도 같은 기간 650억원에서 1150억원으로 500억원 늘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설립된 업계 선두 주자로, 지난해 은평(5월)·광교(9월)·강동(11월) 시설을 순차적으로 개소하며 수도권 거점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신한라이프케어’는 총자산이 지난해 3월 746억원에서 올해 3월 969억원으로 223억원(29.9%) 늘었다. 같은 기간 납입자본금도 600억원에서 850억원으로 250억원 확충됐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올해 1월 경기 하남 시설을 개소한 데 이어 부산 해운대(2027년), 서울 은평(2029년) 등 추가 시설 운영을 준비 중이다.
하나생명의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는 지난해 6월 설립된 신생 자회사로, 올해 3월 기준 총자산은 291억원, 납입자본금은 300억원이다. 경기도 고양시 지축동에 150인 규모의 노인요양시설을 건립 중이며 내년 9월 개소가 목표다.
◇초고령사회 수요 급증에 공적재정 한계…생보사 진출 가속
이처럼 생보사들이 일제히 요양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급증하는 장기요양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지배적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장기요양등급 판정자 수는 2015년 약 60만명에서 2024년 약 125만명으로 10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공적 장기요양보험 재정은 2026~2027년 적자 전환과 2030년 준비금 고갈이 전망되면서 민간의 역할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장기요양기관 공급은 99% 가까이가 민간에 의존하는 구조로, 국공립 시설 비율은 전체 1% 전후에 불과하다.
다만 생보사 요양시설의 공급이 월 250~480만원 수준의 고가 상급침실(1·2인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중산층의 접근성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보사 요양시설의 1·2인실 이용 비율은 96.8%에 달해 전국 평균(20.3%)을 크게 웃돈다. 중산층을 아우를 수 있는 중간 가격대 공급을 유도하려면 시설의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는 모델이나 헬스케어 리츠 활용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간 가격대 시설의 공급 유인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을 경우 고소득층은 보험사 프리미엄 시설로, 중산층 이하는 영세·공공시설이나 가족 돌봄에 의존하게 되는 돌봄 격차가 심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공급 측면의 제도 정비와 함께 수요 측면에서도 과제가 있다. 보험계약자가 보유한 보험 자산을 요양비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도록 보험계약과 요양서비스를 연계함으로써 소비자의 실질적인 이용 여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와 대형 생보사를 막론하고 요양사업이 노후소득 보장과 연계된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본 투입 경쟁이 빨라지고 있다”면서도 “보험계약자를 계열 요양시설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나 부당 유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 장치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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