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 신계약 85만건 급감…DB손보·삼성화재도 ‘절반 뚝’

시간 입력 2026-08-03 07:00:00 시간 수정 2026-07-31 17: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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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누계 운전자보험 신계약 65만건…지난해보다 56.6%↓
자기부담금 신설·보장 축소에 신규 가입 수요 위축
지난해 절판 마케팅 기저효과까지…“양적 성장 시대 저물어”

운전자보험 신계약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다. 올해 1월부터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구조가 바뀌면서 신규 가입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약관 개정을 앞두고 지난해 운전자보험 신계약이 집중적으로 몰린 데 따른 기저효과도 감소 폭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보험개발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계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해보험사들의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64만8432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49만5761건)보다 84만7329건(56.6%) 감소한 수치다. 손보사 전체의 운전자보험 신계약 금액도 같은 기간 20조6088억원에서 10조7697억원으로 9조8391억원(47.7%) 줄었다.

개별 손보사들의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시장 위축세는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주요 6개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 가운데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DB손해보험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4월 누계 기준 36만7478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18만3177건으로 18만4301건 감소했다.

이어 △삼성화재 17만5117건(28만7355건→11만2238건) △KB손해보험 14만1416건(24만8945건→10만7529건) △메리츠화재 12만4853건(16만1181건→3만6328건) △현대해상 10만389건(18만3507건→8만3118건) △한화손해보험 6만7318건(11만1033건→4만3715건) 순으로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 감소 폭이 컸다.

운전자보험 신계약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화재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삼성화재의 올해 1~4월 누계 기준 운전자보험 신계약 금액은 5조42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2842억원)보다 5조8615억원(51.9%) 감소했다.

이어 △메리츠화재 1조4909억원(2조3478억원→8569억원) △DB손해보험 1조903억원(1조9069억원→8166억원) △현대해상 4888억원(9774억원→4886억원) △KB손해보험 3792억원(6917억원→3125억원) △한화손해보험 3578억원(9826억원→6248억원) 순으로 운전자보험 신계약 금액 감소 폭이 컸다.

운전자보험 약관 개정·금융당국 경고 영향…판매 확장세 제동

이 같은 운전자보험 신계약 급감의 직접적인 배경은 올해 1월 단행된 운전자보험 약관 개정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손보사들은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에 자기부담금 50%를 신설하고, 기존 통합 한도 방식에서 1심·2심·3심 심급별 보상 한도를 분리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 발생 시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벌금, 교통사고 처리 지원금(형사합의금 등), 변호사 선임비용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2020년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법률 강화 이후 시장이 급성장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초회보험료 연평균성장률(CAGR)은 8.6%를 기록했고, 신계약 규모는 2022년 480만건·50조원까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판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담보가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이다. 일부 상품은 최대 1억원 한도 내에서 실제 비용을 100% 보장하는 구조로 판매됐다. 그러나 이번 약관 개정으로 실제 지출 비용의 50%만 보장받을 수 있게 됐고, 보장 한도 역시 심급별로 나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보장 수준도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보장 혜택이 축소되면서 신규 가입 유인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운전자보험에 대한 가입 주의보가 내려진 것도 시장 열기를 식히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앞서 보험연구원은 운전자보험 시장의 외형 성장에 가려진 리스크를 지적하며 시장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운전자보험 순사업비율은 판매 경쟁 과열 등의 영향으로 2016년 28.6%에서 2022년 38.2%로 상승했다. 또 손보사들이 보장 범위와 한도를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와 가입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023년 소비자경보를 통해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달리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벌금, 형사합의금(교통사고 처리 지원금), 변호사 선임비용 등 실손보장 특약은 동일한 특약에 2개 이상 가입하더라도 중복 지급되지 않으며 실제 지출한 비용만 비례 보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 법률 강화 추세가 이어지는 만큼 운전자보험의 수요와 공급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과거와 같은 절판 마케팅이나 불필요한 중복 가입을 부추기는 양적 팽창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는 실질적인 보장 혜택을 합리적인 보험료로 제공하는 질적 경쟁 중심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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