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중·저신용자 지원 기조에 카드사 금리 조정
장기적으로 카드사 수익성·건전성 부담 커질 전망도

정부의 중·저신용자 금융지원 기조에 맞춰 카드사들이 관련 대출 공급을 확대하면서 신용등급별 카드론 금리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전체 대출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고신용자의 금리는 오른 반면, 저신용자 금리는 되레 낮아진 것이다.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카드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여신금융협회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가 5월 신규 취급한 카드론 금리는 연 13.54%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3.57%) 대비 0.03%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이 가운데 고신용자와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차이를 보였다. 먼저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0.99%로, 전월(10.52%)보다 0.4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반해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0.10%포인트 내린 17.09%를 기록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최근 고신용자 카드론 금리가 오르고 저신용자 금리가 내려간 현상의 가장 큰 배경으로 정부의 중·저신용자 금융지원 기조를 꼽는다.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하면서 카드사들도 정책 방향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를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당국이 중금리대출의 일정 비율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면서 카드사들도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카드론 상품을 중금리대출 기준에 맞춰 운영하고,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를 조정하는 등 정책에 발맞춘 영업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이 올해 1분기 취급한 중금리대출은 총 25만 86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6만 6403건) 대비 55.44% 증가한 수준이다. 취급액 역시 같은 기간 1조 5914억원에서 2조 5681억원으로 61.37% 늘며 중금리대출 공급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통상 신용도가 높은 고객에게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에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공급 확대가 정책적으로 강조되면서 일정 수준의 금리 역전도 일부 허용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 카드론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저신용자 금리가 낮아진 것은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 영향이 가장 크다”며 “원칙적으로는 신용도가 높을수록 금리도 낮아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이 강조되면서 일정 부분 금리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론 금리는 조달금리뿐 아니라 차주의 신용위험, 연체율, 영업 전략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된다.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며 고신용자의 금리는 올랐지만, 중·저신용자 금리는 정책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포용금융 확대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원리와 괴리된 금리 체계가 장기화될 경우 카드사의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확보가 동시에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통상 신용위험이 높은 차주에게는 그만큼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해 금리를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책 기조에 따라 중·저신용자 금리를 낮추면 향후 경기 둔화나 연체율 상승 시 대손충당금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위험 대비 적정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용이 낮은 고객은 위험성이 높은 만큼 비용을 더 받아야 하는데, 낮게 받으면 사실 수지가 맞지 않는 장사”라며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동차 할부 등 다른 대안도 여의치 않다 보니, 그나마 마진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마저 규제에 막혀 카드사 순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저신용자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공급하는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 위험 대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카드론 자체가 중·저신용자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차원은 맞지만, 이에 맞는 금리 밸런스를 맞추기가 현재로선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당국의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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