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유료방송…“AI·신사업만으론 한계, 규제 완화 절실”

시간 입력 2026-06-19 16:37:30 시간 수정 2026-06-19 16: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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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가입자 7만6030명 감소…SO·위성 이탈 뚜렷
케이블TV 10년간 영업이익 97% 급감…방발기금 부담도 가중
방미통위, 정책연구반 가동…방발기금·OTT 규제 형평성 논의 본격화

<그래픽=AI로 생성>

유료방송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 커팅’이 심화되면서다. 사업자들이 저마다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 둔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낡은 규제 체계를 손질하고, 유료방송을 산업 진흥 관점에서 다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3615만70명으로 직전 반기보다 7만6030명 줄었다. 2024년 상반기 사상 첫 감소 전환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케이블TV(SO)는 1193만5236명, 위성방송은 267만9578명으로 동반 감소세가 뚜렷하다. 미디어 소비가 실시간 채널에서 OTT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올해도 가입자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본업 밖에서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생성형 AI ‘에이닷’을 Btv에 접목해 AI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에서 IPTV로 무게를 옮긴 ‘아이핏TV’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헬로비전은 렌탈·교육 등 신사업을 키워 지난해 상품매출 비중(26%)이 방송(22.2%)을 앞질렀다. 저마다 수익구조를 바꾸며 버티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자구책만으로 시장 침체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케이블TV 업계는 구조적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케이블TV 매출은 33% 줄고 영업이익은 97% 급감했다. 수신료 대비 콘텐츠 사용료 비율은 90%에 달해 수익성이 바닥을 쳤다. 여기에 매출의 1.5%를 떼는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부담까지 겹쳐, 영업이익의 168%를 방발기금으로 내야 하는 처지에 몰리며 일부 사업자는 납부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지난 15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 6개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해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재난·선거방송 등 지역 채널에 연간 1200억원을 투자하면서도 지역 지상파와 달리 방발기금 감경 대상에서 빠진 점을 들며, 방발기금 감경과 지역 채널의 법적 지위 확보, 합리적 콘텐츠 대가 산정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OTT 사업자에게도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정책 당국도 유료방송 규제 체계 손질에 나설 전망이다. 방미통위는 IPTV·케이블 등 ‘레거시 미디어’와 OTT 등 ‘혁신 미디어’로 나눠 시장 변화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하는 ‘유료방송 정책연구반’을 가동했다. OTT 확산에 따른 시장 변화, 유료방송 경쟁력 강화 방안, 규제 형평성 문제가 주요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지난 1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 6개월 기자간담회에서 “방송광고와 편성 규제 등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디어발전위원회(가칭) 설치를 미디어 정책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삼고, 통합미디어법 등 법·제도적 기반과 방송·미디어 재원 구조 개편을 통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했다. OTT 이용권 지원 등을 염두에 둔 ‘미디어 바우처’ 도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AI, OTT 결합, 지역 기반 신사업 등으로 수익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료방송이 지역채널과 재난·선거방송 등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방발기금 감경, 콘텐츠 대가 산정 합리화, OTT와의 규제 형평성 확보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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