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아비커스와 자율운항 솔루션 등 협력키로
‘미래 먹거리’ 스마트십 시동…고부가 선박 정조준
엔지니어링 최적화·국제해사기구 규제 대응 과제
HJ중공업이 미래 먹거리인 스마트십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조선·해운 시장의 패러다임이 탈탄소를 넘어 디지털화·자율운항으로 급격히 전환하는 가운데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HJ중공업은 자율운항 기술 적용을 확대해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11일 HJ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2026’에서 HD현대의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 자회사인 아비커스와 자율운항 솔루션 공급·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비커스의 대형 상선용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 컨트롤을 HJ중공업이 건조하는 선박에 탑재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비커스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하이나스 컨트롤을 개발해 2022년 상용화했다.
조선업계는 HJ중공업의 이번 협력이 단순한 공급 계약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해석한다. 그간 AI·IoT와 빅데이터를 집약한 자율운항 기술은 막대한 연구·개발(R&D) 자금과 소프트웨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조선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전유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자금력과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중견 조선사로선 LNG 운반선, 메탄올 추진선 등 개발만으로도 숨이 가빴던 것이 현실이다.
HJ중공업은 스마트십 전환을 위해 자체 개발 대신 개방형 혁신을 택했다. 이번 협력으로 HJ중공업은 자율운항 선박 등을 앞세워 컨테이너선·특수선 시장에서 수주 협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자율운항 선박은 일반 상업용 선박 대비 운영비의 약 80%를 차지하는 연료비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선주사들의 선호도가 높다.
아비커스로선 외연 확장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실제 그동안 HD현대 그룹사 건조 물량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탈피해 외부 조선사로의 솔루션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선박에서 많은 트랙 레코드(운항 데이터)를 쌓을수록 자율운항 시스템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다른 조선사의 선박에 자사 솔루션을 이식하는 경험은 알고리즘의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두 회사의 시너지가 수주 랠리로 연결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엔지니어링 최적화와 규제 대응이 대표적이다. 우선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컨트롤이 HJ중공업 친환경 선박 관리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통합돼야 한다. 초기 건조 선박에서의 인터페이스 구축 완성도가 향후 수주 향배를 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국제해사기구(IMO)가 자율운항 선박 국제표준인 마스(MASS) 코드 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양사가 기술 협력을 넘어 국제 법제화 프로세스에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이번 협업을 두고 “회사 자율운항 선박 개발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트랙 레코드를 확보해 기술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선박 무인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미래 선박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국내 조선 빅3도 오는 2030년 약 330조원 규모로 성장을 앞둔 글로벌 자율운항 선박 시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를 필두로 가장 먼저 상용화 궤도에 올랐다. HMM·고려해운 등 국적 선사들과의 대규모 실증을 통해 실제 4~6% 수준의 연료 절감 효과를 입증하며 자율운항 선박 시장의 표준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AI 자율운항 시스템인 SAS(Samsung Autonomous Ship)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한화오션은 자체 스마트십 플랫폼인 HS4(Hanwha SmartShip Solution & Service)를 기반으로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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