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삼성 D램 시장 점유율 38.6%…2위 SK하이닉스는 28.8%
삼성·SK 간 간극, 지난해 4분기 3.6%p→올 1분기 9.8%p 확대
독보적 경쟁 우위 구축한 삼성, ‘D램 1등’ 굳히기 본격화
7세대 HBM4E·8세대 HBM5 등 첨단 AI 메모리 역량 확보
메모리 호황 장기화 전망…‘삼성 메모리 시대’ 개화 하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삼성전자가 ‘메모리 최강자’로 우뚝 섰다. 핵심 AI(인공지능)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다양한 메모리 제품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며 AI 관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패권을 거머쥐며 글로벌 D램 시장 1위에 등극한 가운데, 머지않아 ‘삼성 메모리 시대’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971억달러(약 148조19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524억700만달러 대비 무려 85.3% 증가한 수치다. 옴디아는 “세계적인 D램 수급 불균형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판매 확대가 글로벌 시장 성장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D램 시장의 선두 주자는 최근 HBM 주도권을 탈환한 삼성전자였다. 삼성의 올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38.6%로, 지난해 4분기 36.5% 대비 2.1%p 높아졌다. 이에 지난해 4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D램 1등’ 타이틀을 굳건히 지켰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시장 지배력은 다소 약화됐다. SK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2.9%에서 올 1분기 28.8%로, 4.1%p 하락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간극은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4분기 3.6%p에 그쳤던 양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올 1분기 9.8%p로, 세 배 가까이 커졌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D램 시장 1위에 올랐던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선두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해 들어선 간극을 더욱 벌린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이 6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이 SK를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은 차세대 HBM 역량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 ‘HBM4’를 양산 출하했다.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이러한 독보적인 성능은 삼성전자를 단숨에 글로벌 HBM 시장 내 선두 주자로 발돋움시키는 디딤돌이 됐다.
삼성 HBM4는 이미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방한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행사에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 부회장과 전격 회동했다.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난 전 부회장은 “황 CEO와 오랫동안 같이 협력해 왔는데, 오늘 가장 좋은 얘기를 나눈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올해부터 (엔비디아에) 6세대 HBM ‘HBM4’ 등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HBM4E’ 12단 제품.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시장을 제패한 삼성전자는 ‘D램 1등’ 굳히기에 돌입했다. 특히 핵심 AI 메모리인 HBM 역량을 강화해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갖추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삼성의 의지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HBM4E 샘플 공급은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대를 넘어, 향후 수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삼성의 독보적인 공급 역량과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 HBM4E는 6세대 HBM ‘HBM4’에서 검증된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설계 및 공정 최적화를 통해 독보적인 성능도 구현했다. 핀당 동작 속도는 14Gbps에서 최대 16Gbps까지 지원한다. 이는 이전 세대 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치다. 또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을 제공해 LLM(거대언어모델) 및 차세대 AI 시스템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해준다. 여기에 전작 대비 에너지 효율은 16%, 열 저항 특성은 14% 이상 개선된 것도 장점이다.
용량도 대폭 확대됐다. HBM4E 12단 제품은 48GB의 고용량을 구현해 전작 대비 용량을 30% 이상 늘렸다. 삼성전자는 향후 고객사의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맞춰 32GB(8단), 64GB(16단)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HBM4E 샘플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사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양산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6월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 마련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HBM5’ 목업. <사진=연합뉴스>
비단 HBM4E 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 마련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8세대 HBM ‘HBM5’ 목업(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HBM5에 적용될 핵심 열관리 기술 ‘HPB(Heat Path Block)’ 구조를 소개했다. HPB는 AI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다이와 다이 사이의 물리적 표면에서 발생하는 열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산·방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은 향후 HBM5부터 HPB를 본격 적용해 성능과 안정성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 HBM5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최선단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선제적으로 적용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렇듯 삼성전자가 경쟁사들보다 먼저 차세대 HBM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의 독주 체제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AI 열풍으로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란 점도 삼성으로서는 호재다. 높은 고객사 수요로 인해 메모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에도 주요 메모리 제조 업체들의 재고는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공급량이 제한적인 상황이다”며 “올 2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1분기 대비 58~63%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삼성 메모리 시대’가 다시 개화하는 것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iM증권은 “메모리 업황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며 “이에 따른 메모리 ASP(평균판매가격) 상승률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 3분기에도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HBM4 12단 제품을 조기 출하한 삼성전자는 HBM 이익률을 큰 폭으로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 메모리의 고속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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