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年 조강 생산 5000만톤 벽 위험
내수 침체·중국산 철강 과잉 공급·미국 관세 여파
EU 탄소국경조정제도 변수…연간 수천억원 부담
국내 철강업계 투톱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조강 생산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중국산 철강 공급 과잉, 미국 관세 부과 등 대내외 변수로 철강 수요 감소가 장기화한 탓이다.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업을 둘러싼 수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생존을 위한 감산을 이어가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합산 기준 조강 생산량은 2022년 4681만9000톤을 기록한 이후 2023년 5463만4000톤, 2024년 5314만2000톤, 2025년 5221만9000톤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이 같은 감소세가 지속되면 연간 조강 생산 5000만톤의 벽이 무너질 가능성도 커졌다.
포스코는 2023년 3568만2000톤의 조강 생산량을 기록했다. 조강 생산능력 4068만톤 대비 평균 가동률은 87.7%에 달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로 약 100일 동안 가동을 멈췄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회복세다. 포스코의 2022년 조강 생산량은 2829만1000톤에 그쳤다.
그러나 2024년 조강 생산량 3504만8000톤을 기록하며 생산능력(4046만1000톤) 대비 가동률이 86.6%로 줄었다. 2025년에는 조강 생산량이 3453만7000톤으로 줄어든 반면 가동률이 86.8%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이는 조강 생산능력이 3981만톤을 기록하며 4000만톤 아래로 떨어진 영향이다.
현대제철은 2023년 1895만2000톤의 조강 생산량을 기록했다. 조강 생산능력 2184만톤 대비 평균 가동률은 86.8%에 육박했다. 하지만 2024년 조강 생산량 1809만4000톤을 기록하며 생산능력(2184만톤) 대비 가동률이 82.8%로 크게 줄었다. 2025년에는 조강 생산량이 1768만2000톤으로 감소했고, 생산능력(2184만톤) 대비 가동률도 81%까지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조강 생산량이 곤두박질친 이유는 내수 침체 본격화에 있다. 특히 철강재 소비의 약 45%의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업의 침체가 2024년부터 본격화한 여파가 컸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내수의 일시적 회복은 가능하나, 건설·토목 성장 둔화, 주요 전방산업 강재 소비량 감소 등으로 철강 수요의 근본적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측면에선 중국산 철강재의 압박이 심하다. 중국의 철강 내수 부진에 따른 저가 철강재 밀어내기가 계속되면서다. 수출로 활로를 뚫기에도 역부족이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고, 7월부터 구리 관세도 동일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미(對美) 철강 수출 물량은 254만톤으로 전년 대비 8%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부터 단순 보고를 넘어 실제 비용을 부과하는 단계로 전환한 점도 부담이다. EU로 수출되는 철강 제품은 앞으로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만큼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EU 배출권 가격을 적용하면 국내 철강업계가 향후 10년간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3조원, 연간으로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전기로 투자를 확대해 저탄소 강재 공급을 늘리고, 탄소 감축 효과를 가격에 반영할 방침이다. 저탄소 강재를 사용하면 완성차 업체 등 고객사의 탄소 배출량도 줄어드는 만큼 이 가치를 그린 프리미엄으로 나눈다는 구상이다. 인도 JSW그룹과는 오디샤주에 연간 조강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제품 단가가 높은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해 돌파구를 찾는다. 올해 3분기 미국 전기로 제철소 착공과 2028년 3분기 시험 생산,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 총투자비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자기자본 50%와 외부 차입 50%로 자금을 조달한다. 현대차그룹이 80%를, 포스코그룹이 20%를 공동 출자하는 구조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현대차·기아향(向) 자동차 강판 공급을 확대하고, 탄소저감 자동차 강판 생산 역량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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