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철소 투자’ 실탄 쌓는 현대제철…재무 관리 ‘고삐’

시간 입력 2026-02-26 07:00:00 시간 수정 2026-02-26 17: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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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부채 관리 집중…자금 조달 앞서 재무 체력↑
제철소 투자비 8.5조원…재무구조 훼손 최소화 과제
현대차·기아향 공급 확대·탄소저감 생산 역량 확보

현대제철 판교오피스 전경.<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판교오피스 전경.<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차입금 의존도와 부채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낮추며 재무구조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투입하는 만큼 원활한 투자금 조달을 위한 재무 안정성 확보에 나섰다.

◇영업이익률 1% 남짓…신수요 확보로 수익성 개선 시동

26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2조7332억원, 영업이익 2192억원을 기록했다. 업황 부진과 미국 관세 여파로 매출은 전년 대비 2.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4% 늘었다.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과 수출 운임의 하락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에도 지난해 순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4.1% 급감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에 머물렀고, 자회사를 뺀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도 0.5%에 그쳤다. 이런 저조한 실적 탓에 지난해 주당 배당금도 전년 대비 250원 줄어든 500원을 지급키로 했다.

현대제철의 근본적인 실적 개선은 철강 판매 반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 건설 시황 부진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최근 3년간 현대제철의 전체 철강 판매량을 보면 2023년 1855만톤, 2024년 1707만톤, 2025년 1702만톤으로 매년 감소세다. 이 기간 판재 판매량은 늘어난 반면 건설사에 납품하는 봉형강 판매량은 줄었다.

그럼에도 현대제철은 올해 철강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1.8% 올려 잡은 1735만톤으로 설정했다. 판재는 11만4000톤 증가한 1183만3000톤을, 봉형강은 20만5000톤 증가한 551만5000톤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신수요 확보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1분기 중 3세대 자동차 강판을 양산하고, 지난해 3분기 완공한 인도 푸네 스틸서비스센터(SSC)를 본격 가동해 글로벌 제품 판매를 늘린다.

해상풍력용 후판 수요에도 대응해 고강도 극후물재(두께 100mm 이상 후판)를 개발해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초도 공급할 예정이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원전용 강재 판매도 늘려 나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강판과 탄소저감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봉형강 제품 경쟁력 및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철강 사업 본원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사진제공=현대제철>

◇차입금·부채 축소…美 제철소 투자 앞두고 재무 보강

현대제철은 그간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도 재고 최적화 등 운전자본 감축을 통해 차입금을 줄여왔다. 현대제철의 연간 차입금을 보면 2021년 12조2052억원, 2022년 11조5293억원, 2023년 9조6835억원, 2024년 9조7384억원, 2025년 9조2619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지난해가 가장 낮다. 지난해 순차입금은 6조9636억원으로 7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부채비율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연간 부채비율은 2021년 102.8%, 2022년 92.4%, 2023년 80.6%, 2024년 79.7%, 2025년 73.6%로 4년 연속 부채비율이 100%가 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차입금 의존도와 부채비율 관리는 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를 앞두고 재무 체력을 키우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는 원료 생산 설비(DRP·Direct Reduction Plant)부터 제품 압연까지 가능한 일관제철소로, 자동차 강판 180만톤 등 연간 270만톤의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사업 부지는 223만평 규모로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지역에 위치한다. 미시시피강과 배턴 루지·뉴올리언스 등 대도시와 인접해 물류 인프라와 인력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 천연가스, 전력 등 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장점도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미국 전기로 제철소 착공과 2028년 3분기 시험 생산,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 총투자비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자기자본 50%와 외부 차입 50%로 자금을 조달한다. 현대차그룹이 80%를, 포스코그룹이 20%를 공동 출자하는 구조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현대차·기아향 자동차 강판 공급을 확대하고, 탄소저감 자동차 강판 생산 역량을 확보한단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재무구조 훼손을 최소화하며 투자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제철의 해외 종속 법인인 현대포스코루이지애나는 최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4조2689억원을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전액 투입키로 했다. 최종 지분율은 현대제철 미국법인 50%, 현대차 미국법인 15%, 기아 미국법인 15%, 포스코루이지애나 20%로 구성될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재무 리스크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 이후 타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앞으로는 관세 등 변수에 잘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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